아이고.. 애기 엄마가 주사 맞는 거 같네~.
나 어릴 적 엄마가 병원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엄마는 내가 주사를 맞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
아니 차마 볼 수가 없었어.
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엄마는 견딜 수 없이 괴로웠거든.
내가 아픈 게 낫다.
내가 아픈 걸 다 가져가면 좋겠다.
엄마는 나의 작은 생채기도 엄마 탓이라 하잖아.
엄마의 잘못이라고 하잖아.
건강하게 태어나게 하지 못한 엄마의 죄라고 하잖아.
아니야, 엄마.
엄마가 완벽하게 태어나게 해 준 몸인데 내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 거야.
그런데도 엄마는 항상 엄마 탓 이래.
아니야, 엄마.
온전히 내 탓이야.
그러니까 티끌만큼의 죄책감도 미안함도 가지지 마.
엄마.
난 엄마 덕분에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살아있어.
그저 감사하고 감사해.
그러니까 엄마.
미안해하지 마.
아파하지 마.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마흔두 번째 편지 - 과자 하나도 접시에 - (0) | 2024.08.28 |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마흔한 번째 편지 - 게 - (0) | 2024.08.27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아홉 번째 편지 - 산책로와 출렁 다리 - (0) | 2024.08.25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여덟 번째 편지 - 어죽 - (0) | 2024.08.24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일곱 번째 편지 - 추어탕 - (0) | 2024.08.2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