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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세 번째 편지 - 케이크와 커피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5. 2. 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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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지인을 만났어.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는 지인인데 

몸이 괜찮은지 가끔 안부를 물으며 지냈어.

그런데 지난주 즈음에 오늘 만나자고 하더라고.

 

반가운 마음에 만났어.

건강해진 지인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고 기쁘더라.

참 고마운 게 많은 지인이거든.

엄마도 잘 알지?

 

그런데 말이야.

일 년 전에 이야기한 걸 기억하고 있었어.

그래서 나에게 케이크를 사서 주더라.

왈칵 울음이 터졌어.

오늘은 울지 않으려고 어제 그렇게 울었는데 소용이 없더라.

어제 울었다고 오늘 눈물이 안 나는 게 아니더라.

결국 울어버렸어.

 

케이크. (AI 이미지 생성)

 

케이크를 고이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숍에 들러 커피를 샀어.

가끔씩 마시던 커피를 샀어.

커피는 내가 사고 싶었어.

커피를 좋아하니까..

 

한 손엔 케이크를,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어.

 

모니터에 화면을 띄우고

그 앞에 케이크와 커피를 두었어.

십 분..

이십 분..

삼십 분..

한 시간..

한 시간 삼십 분..

두 시간..

그렇게 계속 바라보았어.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책상 아래로 휴지가 한 개, 두 개 떨어졌어.

차곡차곡 눈이 쌓이듯 쌓여 갔어.

 

많은 말을 하고 싶은데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고,

웃어 보이고 싶은데

미소조차 지어지지 않았어.

 

좋은 날인데 슬픈 날..

그렇게 오늘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어.

 

케이크와 커피. 그리고 모니터 화면.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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