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계절은 돌아온다고 하지만
올해의 계절은 올해만 존재하고 사라지는 거겠지.
겨울이 지나고 나면 봄이 온다고 하지만
그 봄은 지나간 작년의 봄과 다르고
올해의 봄은 내년에 올봄과 다르겠지.
계속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사실은 이미 왔고,
벌써 이미 지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거겠지.
꽃구경을 했지만
그건 작년과 다른 꽃이겠지.
그리워하는 계절은
'그해'라는 이름으로 이미 끝났어.
'그해'라는 이름으로 추억할 뿐이구나.
매 순간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시간을 흘러 보내고 있어.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기억도 흩날리게 될까.
하지만 그 잔상은 계속 남아있겠지.
그건 필시 가슴 아리게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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