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릴 적에 내가 뱅글뱅글을 좋아했잖아.
그 어지러움을 좋아했던 거 같아 ㅋㅋ
그래서 집에서도 뱅글뱅글 도는데
어느 날은 격하게 돈 걸까?
아니면 미끄러진 걸까?
돌다가 넘어졌잖아.
정말 머리부터 바닥으로
꽈당!
하려는 순간 엄마가 바로 내 머리를 손으로 받쳐줬잖아.
엄마의 손이 바닥과 내 머리 사이의 완충제가 되어 정말 무사했던 적이 있었잖아.
엄마가 그때 큰일 날 뻔했다고 이야기하고
날 일으켜 세웠어.
그때 어린 나이에도
너무 까분 나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나 대신 바닥에 세게 부딪힌 엄마의 고통에 미안하기도 했어.
엄마.
적든 크든
내가 알든 모르든
얼마나 많은 그런 사고를 엄마가 막아줬을까?
얼마나 많은 세상의 풍파를 엄마가 막아줬을까?
엄마의 보호 안에서 난 얼마나 안락하게 살아오고 있는 걸까?
엄마의 보호 안에서 난 얼마나 평화롭게 살아오고 있는 걸까?
그래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죄송해..
나도 엄마에게 그렇게 하고 싶어..
엄마처럼..
엄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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