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시장에 갔어.
어제 엄마 생신상을 차리려고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잖아.
그런데 마트의 채소가 싱싱하지 않아서 시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오늘 시장에 갔어.
시장에 가다가 보니 인도에 널려 있는 속옷 가게의 수면 바지를 보며 문득 떠올랐어.
엄마가 내 옷장에 낯선 옷을 보며 이거 엄마가 사준 거냐고 물었잖아.
그래서 내가 아니, 시장에 가서 샀다고 하니까,
그렇지? 내가 사준 적이 없는데. 근데 혼자 옷도 살 줄 알아? 다 컸네!
하며 아주 대견스러워했잖아.
그때도 어린 나이는 아니었는데
엄마의 눈에는 난 한 없이 어려 보이니까 그런 거겠지?
그리고 내가 그렇게 필요에 의해 뭔가를 산 것도 처음이니까.
엄마는 날 아주 대견스러워하셨어.
엄만 항상 그래.
내가 하는 아주아주 작은 행동도
아주아주 크게 반응해 주고
아주아주 크게 칭찬해 줘.
그건 항상이야.
언제나 항상.
그래서 난 엄마의 사랑과 응원과 독려가
항상 충만해.
항상 가득해.
어릴 때부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말 중 하나는
내가 자존감이 높다는 거였어.
근데 그건 엄마가 만들어 준 거야.
엄마가 나의 자존감을 만들어 준 거야.
고마워, 엄마.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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