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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여든아홉 번째 편지 - 호떡 장사를 해도 괜찮아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3. 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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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은 금요일이라 내일은 주말이고,

그래서 넘넘 여유가 있는 날이야.

 

그리고 애들이랑 이야기하다가 호떡 믹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주말에 호떡 믹스로 호떡을 만들어서 먹겠다,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약속을 했네?

애들도 기대를 하니 호떡 믹스를 안 살 수가 없잖아?

그래서 오늘 늦게 끝나고 집에 왔는데

마트에 들러서 호떡 믹스를 사 왔어.

내일은 호떡 사장님이 될 거야 ㅎㅎ

 

설레는 주말의 계획을 세워. (출처: 픽사베이)

 

호떡 하니 생각이 나.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는데

엄마는 그게 참 고맙다고 했잖아.

 

엄마가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농담으로 

내가 다니는 학교 앞에서 엄마 떡볶이 장사를 할까?

라고 물었잖아.

그러니까 내가 망설임 없이 

그래.라고 이야기를 했대.

엄마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이야기해 줬잖아.

 

이에 더해 엄마는 다시 나에게 조심히 물었잖아.

엄마가 학교 앞에서 떡볶이 장사해도 안 창피하냐고

그래서 난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했잖아.

아니, 안 창피해.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저학년 시절의 난 

그렇게 대답했고 그게 엄마의 마음에 남은 거 같아. 

 

이후 엄마는 내가 좀 더 큰 후에도,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 똑같은 질문을 했잖아.

난 또 똑같은 대답을 했고 말이야.

안 창피해. 나쁜 짓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창피해?

 

떡볶이 장사 (출처: 픽사베이)

 

엄마는 지금도 종종 그게 참 고마웠다고 이야기하잖아.

엄마는 떡볶이 장사를 무시했다기보다는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흔히 가지는 그런 창피함을

혹여나 딸에게 줄까 봐 걱정하며 나에게 질문을 한 거잖아.

딸이 혹여나 고약한 사람들에게 놀림당할까 봐 

걱정하며 나에게 질문을 한 거잖아.

 

엄마,

난 엄마가 무엇을 하든

하나도 창피하지 않아.

아니, 엄마가 무엇을 했든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할 거든

난 다 이해할 수 있어. 난 다 받아들일 수 있어.

난,

그냥 다 괜찮아.

엄마가 하는 모든 것들은 난 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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