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향집에 가면 엄마랑 나랑 항상 같은 침대에서 자잖아.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어.
내가 공부하는 데에, 일하는 데에 방해될까 봐
마지막날 밤에만 같이 자고 그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고향집에 간 첫날부터 마지막날 밤까지 함께 자잖아.
엄마가 먼저 누워서 자고 일이 끝난 내가 쏙 침대로 들어가고.
새벽 내내 불이 켜져서 잠을 자기 힘들 텐데도
엄마는 내 옆에 함께 잠을 청해주었어.
너무 고마워.
정말 정말 너무 기뻐.
정말 정말 너무 너무 행복해.
엄마.
내가 옆에 누우면 엄마는 이불을 당겨서 날 덮어주잖아.
혹여나 못 덮은 부분이 있을까 봐 애가 쓰여서
자다가 깼음에도 불구하고
옆에 누운 날 챙겨 줘.
이미 어른이 된 딸이지만
나이가 많은 딸이지만
엄마 눈에는 항상 아기.
날 항상 여리고 여린 존재로 봐줘.
이미 어른이 된 딸이지만
나이가 많은 딸이지만
엄마에게는 한없이 어리광을 피워.
난 엄마에게 말하잖아.
뒤에서 안아 줘.
뒤에 딱 붙어서 날 안아 줘.
절대 떨어지지 말고 날 꼭 안아 줘.
뒤에서 날 안아 줘.
엄마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줘.
평생 나랑 함께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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