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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일흔아홉 번째 편지 - 미루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6. 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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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어릴 때 무슨 일이든지 빨리빨리 끝낸다고 이야기했잖아.

방학 숙제도 빨리빨리.

할 일도 빨리빨리.

 

그런데 말이야.

난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었을까?

그래서인지 엄마도 가끔 나에게 이야기하잖아.

 

어릴 때는 무슨 일이든지 미루지 않고 했는데..

 

라고 말이야.

 

정말 나 왜 그럴까?

어릴 때는 정말 미루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난 아슬아슬하게 해.

이 정도 시작하면 끝낼 수 있겠거니.. 하면서 미루어.

 

오늘 내가 통신사에 찾아간 일도

한참을 미루다가 했어.

 

미리 할 수 있는 일인데

미리 하지 못했어..

얼른할 수 있는 일인데

바로 시작하지 못했어..

 

그러다가 그러다가

지금까지 왔네..

 

나의 공간이지만 나의 공간이 아닌. (출처: 픽사베이)

 

내 방에 내 집에

내가 처리하지 못한

정리하지 못한

버리지 못한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묻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난 왜 이것에, 이곳에 묻혀서

숨 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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