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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열네 번째 편지 - 쳇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7. 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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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점점 소화가 잘 안 되는 기분이야.

그럴 만도 하지.

요즘 뭔가 심하게..

폭식을 해.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살이 찌고

내 소화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먹고

내 소화 속도보다 더 식사를 하니

결국 탈이 났어.

그런데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짐승처럼 먹는다고 할까?

자제가 안 돼.

무식하게 먹어.

엄마가 보면 말릴 수준이야 ㅎ

 

결국 월요일 늦은 오후 9시에 먹은 식사가 탈이 난 원인이 된 거 같아.

그래서 어제 종일 머리가 아파서 종일 굶고,

오늘 1시 넘어서 첫 끼를 먹었어.

원래 아침은 안 먹으니까.

결국 근 40시간 만에 먹는 첫 끼인가?

 

근데 말이야, 엄마.

배가 워낙 차 있으니까 그렇게 공복인데도 배가 고프지 않은 거야.

되려 속이 가볍고 몸이 가벼워서 컨디션은 더 좋았어.

 

이제 하루 먹고 하루 안 먹고 그렇게 할까 봐.

 

뭐든 좋아, 엄마한테 받은 거! 엄마랑 같은 거!

 

우리 엄마도 소화 기관이 안 좋은데 

나도 엄마 닮아서 소화 기관이 안 좋나?

 

좋아.

그래도 좋아!

 

엄마한테 받은 거면, 엄마와 같은 거면,

그게 뭐든 좋아! 다 좋아!

 

가끔 엄마는 엄마에게 안 좋은 걸 내가 물려받으면

 

"에이, 그런 걸 물려줘 가지고."

 

라며 미안해하고 한탄하지만 난 좋아!

엄마랑 똑같은 거면 그게 뭐든 다 좋아!

 

진심이야.

그래서 친척들이 그때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사실 기뻤어.

정말 기뻤어.

 

그러니 엄마, 신경 쓰지 마!

난 기쁘니까!

난 좋으니까!

난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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