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점점 소화가 잘 안 되는 기분이야.
그럴 만도 하지.
요즘 뭔가 심하게..
폭식을 해.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살이 찌고
내 소화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먹고
내 소화 속도보다 더 식사를 하니
결국 탈이 났어.
그런데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짐승처럼 먹는다고 할까?
자제가 안 돼.
무식하게 먹어.
엄마가 보면 말릴 수준이야 ㅎ
결국 월요일 늦은 오후 9시에 먹은 식사가 탈이 난 원인이 된 거 같아.
그래서 어제 종일 머리가 아파서 종일 굶고,
오늘 1시 넘어서 첫 끼를 먹었어.
원래 아침은 안 먹으니까.
결국 근 40시간 만에 먹는 첫 끼인가?
근데 말이야, 엄마.
배가 워낙 차 있으니까 그렇게 공복인데도 배가 고프지 않은 거야.
되려 속이 가볍고 몸이 가벼워서 컨디션은 더 좋았어.
이제 하루 먹고 하루 안 먹고 그렇게 할까 봐.
우리 엄마도 소화 기관이 안 좋은데
나도 엄마 닮아서 소화 기관이 안 좋나?
좋아.
그래도 좋아!
엄마한테 받은 거면, 엄마와 같은 거면,
그게 뭐든 좋아! 다 좋아!
가끔 엄마는 엄마에게 안 좋은 걸 내가 물려받으면
"에이, 그런 걸 물려줘 가지고."
라며 미안해하고 한탄하지만 난 좋아!
엄마랑 똑같은 거면 그게 뭐든 다 좋아!
진심이야.
그래서 친척들이 그때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사실 기뻤어.
정말 기뻤어.
그러니 엄마, 신경 쓰지 마!
난 기쁘니까!
난 좋으니까!
난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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