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어디에 갔는지, 뭘 먹었는지 모두 압니다.
비단 어제뿐만 아니라 몇 년 전의 일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부모님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부모님이 아니십니다.
컴퓨터에서 뭘 검색했는지도 압니다.
또한 이러한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 나이를 추측하고, 성별을 추측하고, 결혼 여부를 추측하고, 학력을 추측하고, 수입을 추측합니다.
바로 '구글'입니다.
구글 페이지에 들어가서 '계정 → 계정 관리 → 데이터 및 맞춤 설정 관리 → 광고 설정으로 이동'을 클릭하시면 구글이 판단하는 여러분들의 정보가 좌르륵 나옵니다. 와우..
이렇게 개인정보(?!)를 측정하는 것은 구글의 인공지능이 맞춤 광고 서비스를 위해 우리의 신상을 추정한 결과라고 하네요. 저의 모든 검색, 유튜브 시청 기록, 광고 클릭 내용, 구매 기록, 위치 이동, 오프라인 방문 등 우리의 거의 모든 활동이 데이터화가 되어 이렇게 광고를 위해 축적되어 '나'라는 사람을 설정하네요.
그런데 그 결과 정보가 그다지 믿을 것은 아닌가 봅니다.
제 나이는 25~65세로 아주아주 광범위한 나이 측정입니다. 하하하. 뭐 저 사이에 있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그리고 결혼 여부도 땡, 학력도 땡, 수입도 맞을까요? 하하하.
그래도 성별, 지역은 맞고, 취미 등은 그럭저럭 맞네요. 취미 역시 뭉뚱그려서 도서를 구입하거나 서점을 방문하면 '도서'가 되고 영화 검색을 하거나 영화관 방문, 영화표 예매를 하면 '영화'가 되는 식으로 추정할 수가 있으니 말이지요.
저의 모든 일상이 데이터화 되어 맞춤 광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니, '서비스'라는 이름하에 개인 신상 털기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게다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분명 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에 합당한 수익을 저는 받고 있는 걸까요? 맞춤 광고 서비스는 도대체 무엇이고, 그 서비스가 저에게 얼마나 유익한 걸까요? 그러한 측정이나 만족도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요?
구글, 아마존 등 지능화 시대를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들은 '인터넷망' '데이터' '노동력'을 생산 요소 삼아 막대한 가치를 창출한다고 합니다. 결국 제 신상 정보를 바탕으로 제가 수익이 나는 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냠냠하는 거지요. (역시 부자의 길은 IT인가!) 좋거나 편리한 점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는 없네요.
기사에 따르면,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본주의의 생산방식이 질적으로 변화했다고 봐야 한다"며 "공공재 성격이 짙은 인터넷망, 이용자 모두가 참여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이용해 창출되는 부에 대해 이를 어떻게 정당하게 나눌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 사용에 대해 각국 정부의 대응은 시작 단계라며 꼬집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18년부터 '유럽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유럽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일반 데이터 보호규칙'(GDPR)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IT 기업에 매출액의 3%를, 영국은 4월부터 매출액의 2%를 과세하고 있다고 하네요. G20 회원국들은 2월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매출액 일정 규모 디지털 기업에 '디지털 세' 부과 원칙을 합의하였으며 이르면 다음 달 OECD 회의에서 구체적 과세 방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국 정부는 어떠할까요? 한국 정부도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관련 부처들로 구성된 TF를 꾸려 G20 디지털 세 부과 방안에 대응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님의 말을 빌리자면, '2015년 전 세계 스마트폰 가입자가 랜선 가입자 수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지능화 시대가 도래한 것을 생각하면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속도가 늦는 편'이라고 하네요. 그 이유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지식으로 알려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컴맹인 저에게 이러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기사라 좋았습니다.
news.kbs.co.kr/news/view.do?ncd=4470081&ref=A
구글은 당신의 ○○○를 알고 있다
"구글이나 유튜브 쓰면서 연애한다는 걸 티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대학생 서민규 씨가 머리를 긁적였다. 서 씨의 여자친구 조세진 씨는 "미혼이라는 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라며 말을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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