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정월대보름이 되면
엄마는 그날 오곡밥을 짓거나
나물을 무쳐 반찬으로 내어주거나
호두, 밤, 잣 등 부럼 깨기를 하잖아.
그리고 귀밝이술~.
술을 안 마시기에
우리집에서는 딱 한 번 마셨었네.
그러다가 밤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거실에서 창 밖을 보거나
계곡물 같은 찬 공기를 들이키며 밖에서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잖아.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거야.
엄마가 알려준 대로 비는 소원.
평생 오직 하나의 소원이었는데 난.
이루어지지 않았네. 후후..
아무튼
여러 가지를 하는 날이네..
오늘은.
엄마가 챙겨주기에 하는 행사구나, 우리집은.
'모든'은 아니더라도 '거의' 그렇지 않을까? 다른 집들도.
그냥.
오늘은 그냥.
지금은 그냥.
어제와 같은 오늘이 지나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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