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다닐 때 말이야.
엄마가 도시락을 꼭꼭 싸주었잖아.
내가 학교를 다니다가
급식이 생긴 게 기억나.
그때는 전원 급식이 아니라
급식을 신청했었어.
그런데 나 그때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잖아.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은
학창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거라며,
학창 시절에
이렇게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
언젠가 학창 시절의 추억이 될 거라며
난 끝까지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잖아.
참 철없다, 그렇지 엄마.
매일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매일 다른 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을 싸는 엄마의 고생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
오로지
나만
생각했구나.
그렇게
항상
나만
생각하는구나.
괜찮다며
힘들지 않다며
이야기하는
엄마의 말을
앞세워
나의 이기심을 가렸어.
미안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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