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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사백열아홉 번째 편지 - 공기 빼고 돈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5. 2.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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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때였어.

 

엄마 아빠 품에서 살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와서 살다 보니 불현듯 느끼게 되더라.

 

아.. 

사는 건 돈이 드는 일이구나.

정말 공기 빼고 다 돈이 나가는구나..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교통비, 식비, 집세 등등..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찬장에 넣다가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어.

 

정말 공기 빼고 다 돈을 내야 하는구나.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지출 목록에서 

내색 한 번 안 내?

 

난 가끔은 참 힘든데.. 

 

아빠도 그래.

 

니 엄마가 참 고생이 많아.

아빠 벌어오는 그걸로 이렇게나 살림을 살다니 대단해.

부족할 때가 더 많은데

한 번도 부족하다고 이야기한 적 없고

더 벌어오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어.

이렇게 돈 나갈 데가 많은데

이렇게 돈 쓸 데가 많아서 부족한데

한 번도 그런 티를 낸 적이 없어.

니 엄마 참 고생 많아.

니 엄마 참 대단해. 

 

응, 맞아.

엄마는 대단해.

그리고 엄마는 고생이 많아.

고생이 참 많아..

 

엄마의 버거움을 알아 차리지 못해 미안해, 나누지 못해 미안해.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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