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혼자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때였어.
엄마 아빠 품에서 살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와서 살다 보니 불현듯 느끼게 되더라.
아..
사는 건 돈이 드는 일이구나.
정말 공기 빼고 다 돈이 나가는구나..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교통비, 식비, 집세 등등..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찬장에 넣다가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어.
정말 공기 빼고 다 돈을 내야 하는구나.
엄마는 어떻게 그 많은 지출 목록에서
내색 한 번 안 내?
난 가끔은 참 힘든데..
아빠도 그래.
니 엄마가 참 고생이 많아.
아빠 벌어오는 그걸로 이렇게나 살림을 살다니 대단해.
부족할 때가 더 많은데
한 번도 부족하다고 이야기한 적 없고
더 벌어오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어.
이렇게 돈 나갈 데가 많은데
이렇게 돈 쓸 데가 많아서 부족한데
한 번도 그런 티를 낸 적이 없어.
니 엄마 참 고생 많아.
니 엄마 참 대단해.
응, 맞아.
엄마는 대단해.
그리고 엄마는 고생이 많아.
고생이 참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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