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대체 몇 살이었을까.
그날 엄마랑 아빠랑 함께 잤던 거 같아.
나를 중간에 두고 엄마랑 아빠랑 같은 방에서 잠을 잤어.
아주 아주 어린 시절.
원래는 난 꽤 어릴 때부터 혼자 잤다고 엄마가 이야기해 줬잖아.
성격이 예민해서인지 아기 때부터 누가 없어야지 조용해야지 잠을 잤다고.
그런데 가끔은 그렇게 같이 잤었어.
무엇이 불안했을까? 아님 무서웠을까?
아무튼 그날도 함께 잠을 잤어.
그런데 아빠가 등을 돌리고 누웠어.
난 큰 의미가 없이 등 돌린 아빠를 향해 손을 뻗었어.
그냥 무의식이었던 거 같아.
하지만 마지막으로 잠자리에 들러 들어온 엄마는 그 모습을 보곤
아빠에게 이야기했어.
애한테 등 돌리지 마.
OO이가 불안하니까 손을 뻗고 있네.
애한테 등 돌려서 눕지 마.
그 말을 듣고 아빠는
으응, 하며 내 쪽으로 돌아 누웠어.
어쩜 엄마 말이 맞는 건지도 몰라.
난 등 돌린 아빠를 향해 손을 허우적거렸어.
어린 나이에 불안했을지도.
그리고 허전했을지도.
나의 그런 마음을 엄만 알았던 거야.
이미 훌쩍 커버린 나지만
가끔 엄마가 나랑 함께 자 줄 때도
엄마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등 돌리며 누운 적이 한 번도 없어.
단 한 번도 엄마는
나에게 등 돌리며 누운 적이 한 번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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