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삼백 번째 편지 - 케이크 -
엄마.작년 초에 내가 고향집에 내려가서 설 연휴를 보냈을 때 기억나? 어스름한 어둠이 깔린 늦은 저녁에엄마랑 나랑 불 꺼진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잖아.엄마가 좋아하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고 있었어. 벽에 등을 기대어 포근한 이불 하나를 엄마랑 나란히 하체만 덮고우린 오직 TV 불빛만이 비치는 은은한 거실에서 그렇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았지. .. 엄마가 기회가 되면 말하려고 했는데,지금 말할게. 엄마는 갑자기 이야기를 했어.아니, 엄마는 말을 꺼낼 타이밍을 기다린 것처럼 이야기를 했어.우연히 생각난 듯, 마침 떠오른 듯, 무심히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듯.하지만 엄마는 나에게 이 말을 할 기회를 기다린 것처럼 이야기를 했어. 엄마가 언젠가 떠나도제사 지내지 마. 갑자기 무슨 얘긴데? 응,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2024. 10. 25.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