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괜찮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요.
물론 그것이 일회성인 만남이냐 아니냐가 스트레스의 척도를 달리하는 변수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계속 봐야 하는 사이라면 이건 정말 곤혹스럽기 그지없지요.
더군다나 그 상대가 나보다 상급자라면...... 말 다한 상황...
저도 나이를 먹다 보니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순화하여 표현하자면 '다양'이지만, 욱하는 성질로 이야기하자면... 지금 여러 가지 단어들이 떠오르시겠지요? 후후.
저는 특히나 일을 하는 곳에서 그런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거의 웬만한 일에는 허허허 하는 타입이라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만났지요.
물론 상대도 저를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헌데 아무리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도 도저히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남에게 다른 사람 이야기를 안 하는 편이 아니라 혼자서 속으로 끙끙 속앓이만 했지요.
정말 다른 데를 알아봐야 하나..라고 생각하다가도 내 잘못도 아닌데 내가 도망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는 와중에 제목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아 손을 뻗게 된 책이 바로 마스다 미리 작가의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었습니다.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읽어 보았는데, 이 책을 통해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의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불편한 사람, 거슬리는 사람,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등등..
뭔가 감정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답을 바랐는데 그런 류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동감이라고 하는 부분도 사실은 좀 없었고요.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그랬던 걸까요?
그런데 기억에 남는 건 하나 있습니다. 결론인데, 결국 싫은 사람이 있으면 그냥 떠나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이 마음이 맞지 않은 사람으로 인해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싫어지다 보니 결국엔 그 사람을 떠나 회사를 그만둬 버리더라고요.
이상한 오기로 견딜 필요 없다고 할까요?
다만 이것이 쉽게 저지를 수는 없다는 데에 함정이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곳을 그만두는 것도 다른 곳으로 재취업을 하는 것도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동료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가상 속 세계처럼 확확 그만두다가는 큰일 나는 게 고달픈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 제 현실도 가상 세계와 다른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은 현실인지라 격정적인 감정의 회오리가 불어닥쳐도 누르고 누르며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에게 와서 그 사람의 태도에 대해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더군요.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하는 그 사람의 태도가 곧 저에게만 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요.
내가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들 듯 그 사람도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태도를 취하나 생각했는데, 누구에게나 그러는 것을 듣고 나니 그 사람 자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알고 나자 그 사람이 인간으로 불쌍해지기까지 하더군요. 타인과의 관계를 그렇게밖에 맺지 못하는 사람이라서요.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그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몰라보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무관심해질 즈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저지른 많은 잘못들이 쌓이고 쌓여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계속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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