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지하철을 타도 사람들은 스마트 폰만 바라봅니다.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있는 광경을 본 게 참 오래된 기억인 거 같네요.
저도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데, 견딜 수 있을 때까지 2G 폰을 사용했었네요. 아마 2014년까지 2G 폰을 사용했었던 거 같습니다. 꽤 늦은 스마트 폰 데뷔였지요.
바꾸게 된 계기는 제가 사용하는데 불편해서 바꾼 것이 아니었습니다. 2G를 사용해도 전 불편한 건 없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아닌 일터와의 관계였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항상 저 때문에 카톡 공지를 문자로 따로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장문(일명 멀티문자였죠) 문자를 받을 수도 없는 지경에까지 휴대폰이 자신의 이제 것까지의 노고를 치하하며 은퇴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새 문물(?!)에 크게 관심이 없던지라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장문 문자까지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수리를 하지도 않았지요. '새 문물 관심 무+귀차니즘'으로 말이죠. 그래서 장문을 단문으로 나누어 보내는 수고로움까지 공지를 주시는 분이 떠안았어야 했습니다. 민폐도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었네요. 그래서 결국 얼마 안 가 '새 문물 관심 무+귀차니즘'을 '타인에게 죄송스러움'이 쉽게 이겨버려서 휴대폰을 사버렸습니다. 그때까지도 스마트 폰을 살 생각이 없었는데, 부모님께서 이젠 좀 사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전자기기 등에 관심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니 없었나.. 왜냐하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새로 나온 게임팩이나 게임기, 디카, CD플레이어, MP3 등등 말하기도 전에 바로바로 사주셨거든요.(네, 자랑입니다, 하하.) 어렸을 때 누려볼 걸 다 누려봐서 그런지 그다지 관심이나 흥미가 지금은 없네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아무튼 제가 끝까지 스마트 폰 사용을 멀리했던 건 30Cm의 감옥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눈과 스마트 폰과의 거리, 30Cm요.
하지만 결국 사회적 공동체 일원이 되기 위해, 살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잘 쓰고 있습니다. 하하. 가능한 그 감옥에 갇히지 않기 위해 자제하고 절제하면서요.
그런데 주변을 보면 스마트 폰 사용이 흔하다 못해 내 삶에 주(主)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지하철 안에서도 그렇고, 보도 위에서도 걸으면서도 그렇고요. 모 광고의 문구처럼 '놓치지 않을 거' 같이 말이죠.
점점 네모 속의 세계가 중요해지고 실제 자신의 주변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하철 안에 나이가 많은 사람이, 몸이 불편한 사람이, 어린아이가, 임신부가 들어와도 비키지 않는 게 아니라 비킬 수도 없는 거지요. 오로지 관심은 그 스마트 폰에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사회 속에 타인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여 엮은 도서가 있습니다. 비슷한 종류라 한꺼번에 소개를 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일러스트레이터 정인하 씨의 『부드러운 거리』입니다. 카페에 몇 시간이고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인물들을 관심 어린 시선으로 보고 그리고 엮어서 만든 책입니다. 종종 배경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마치 함께 바라보는 착각에 빠지는 책입니다. 아기자기한 그림은 아니지만 투박한 그림 속에 작가님의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고요.
두 번째는 나카무라 루미 씨의 『아저씨 도감』입니다. 제목이 너무 특이해서 집어 든 책입니다. 다양한 아저씨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렸지요. 공통된 특징으로 분류하여 엮었는데, 말 그대로 정말 아저씨 도감입니다. 읽다 보면 정말, 너무, 어디에나 있는 아저씨들이 등장을 하지요. 하나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던 '아저씨'에 대해 다양한 카테고리에 정리한 걸 보면 꽤나 유쾌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살짝 편견, 선입견이라는 소스가 군데군데 보이기는 하지만, 김춘수 님의 <꽃>이랄까요? 불러주기 전까지 의미가 없었지만, 이렇게 나누어 주는 것도 애정이라면 애정이겠지요.
두 작품 모두 누군가에게는 잠깐 눈에 스쳐가는 인물들을 그들은 가슴에 담에 손으로 탄생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이들에게 살짝 관심을 가지고 5초라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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