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교과서에서 본 어떤 문구가 아직까지도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여보, 내 애와 당신 애가 우리 애를 때려요."
아마 도덕책이었던 것 같고 앞으로의 사회를 암시하는 표어 중에 하나였던 거 같아요.
지금은 흔한 이야기지만,
그 시절, 그리고 어린 저에게는 꽤나 인상 깊었던 글귀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깊은 인상을 받아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요.
어찌 되었든 이 문구는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세상은 참 급변하는 물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4인용 식탁은 마치 가족 단위의 상징 같은 존재였거든요.
교과서에서도 TV에서도 흔한 낙서 같은 그림에서도 '엄마, 아빠, 형/누나/오빠/언니, 나'란 식의 4인 구성.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3인이 되었고, 그러다 2인이 되더니, 이제는 1인이 흔하디 흔한 단위가 되어버렸습니다.
1인이라면 가족 구성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가족이라도 타지에서 사는 형태가 너무 익숙해져 버렸달까요?
굳이 한 지붕에 살지 않아도 가족 단위라는 인식이 있지요.
예전에는 한 지붕, 한 가구에 옹기종기라는 이미지가 있었다면요.
1인을 넘어서면 어떠한 형태가 또 나올까요?
아마 혈연관계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로 이루어진 가족 단위가 경우의 수 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결혼이나 동거가 아닌 형태의 타인요.
이러한 호기심에 답을 주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바로 『니코니코 일기』입니다.
독신에 언제 잘릴지 모르는 방송 작가 케이는 아이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여성입니다. 좋다, 싫다가 아니라 말 그대로 관심이 없는 거죠. 결혼을 하지 않은 그녀에게 아기나 아이는 먼 존재일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십 년 전쯤에 자신이 매니저로 일하던 당시 담당했던 연예인이 무작정 아이를 맡기고 해외 촬영을 가버립니다. 그 당시 비밀리에 출산한 사실을 아는 그녀에게 말이죠.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이 떨어진 니코라는 아이에게 케이는 처음에는 썩 좋을 리가 없습니다. 니코에 대한 나쁜 감정보다는 아마도 언제 떠날지 모를 그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성인용 바리케이드가 작동한 거겠죠.
마찬가지로 니코 역시 자신에게 애정이 없는 것 같은 데다가 유명 배우로서의 유지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엄마의 사정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꼬마입니다.
그런 둘이 서로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열고,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따뜻한 내용이에요.
그 둘은 유전적 관계의 가족이 아니에요.
하지만 결혼 안 한 케이가 니코를 위해 그녀의 친구이자 언니이자 엄마가 되고,
유전적인 엄마가 있는 니코지만 케이에게 있어 니코는 친구이자, 동생이자, 그녀의 아이입니다.
서로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어요.
그들의 관계는 결코 무거운 책임감도, 그렇다고 가벼운 가족 놀이도 아니에요.
말 그대로 다른 형태의 가족입니다.
가족이라는 형태가 어떠한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그 외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 볼거리 가득한 만화책이지요.
날 따뜻한 날에
따뜻한 홍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보기 좋은
만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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