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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그패커스'를 보다

신문 이야기

by 푸른안개숲 2020. 5. 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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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pixabay.com

 

5월 22일 금요일.

날씨가 좋은 날이었습니다.

기분 좋은 산책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처리해야 할 업무 때문에 숙제처럼 가야 하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부리나케 청량리 역을 가게 되었는데, 지하철을 내려가는 중에 노인 분이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일이 급하다는 핑계로 그저 눈길 한 번만 주고 그대로 지하철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한 층 더 내려가니 이번에는 어느 외국인이 구걸을 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잘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라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지금까지 너무나 무관심하여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외국인이 지하철 역 계단에서 구걸을 하는 것은 그날 처음 봤습니다.

 

계단 층 위아래에 한국인과 외국인이 각자의 자리를 점령하고 구걸을 하는 것을 보고, 코로나로 인해 이런 사람이 늘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두 번째로 무심하게 지나쳐 내려왔습니다.

 

예전에는 구걸을 하는 사람에게 적게나마 돈을 드렸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 하지만 살기 위해 이러한 방법밖에는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학교 시절 어느 친구가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그들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며 편하게 구걸로 돈을 얻으려는 사람이므로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에 저의 생각은, 아무리 원해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그 친구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이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그 친구의 그런 생각이 참 차갑게 느껴지고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거라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학 시절의 그 친구의 말에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다 동감하지 못하지만, 너무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제 마음과 같을 거라는 생각은 좀 줄었습니다.

모든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불쌍하게 여기는 것도 오만이겠지요..

 

처음으로 이야기가 돌아가서 금요일 봤던 그 외국인을 오늘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베그 패커스' 관련 기사에서요.

제가 만난 외국인이 누구인지는 인권을 위해 패스하고, 어찌 되었든 그런 외국인이 꽤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느 나라에서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차를 몰고 다른 도시로 가서 구걸을 해서 돈을 버는 직업인(?!)이 있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개개인의 사정이야 알 수 없고,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이야 참 다양하지만, 저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버는 방법은 정말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news.v.daum.net/v/202005231805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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