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항상 요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반찬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요리를 했어.
마트에서 항상 사는 게
우유, 식빵.
그리고 요구르트, 계란, 양배추.
가끔 밀키트, 라면, 탄산음료.
나에게 주는 선물 과자.
절대 나의 장바구니에는 요리를 하는 사람의 장바구니가 아니었어.
왜냐하면 엄마는 나에게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주시니까.
그 엄청난 수고로움을 너무나 당연하게.
그 엄청난 감사함을 너무나 별 거 아니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자식이라고 그렇게까지 당연하게 해 줄 수가 있어?
어떻게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보내 줄 수가 있어?
너무 고마워서 너무 고마워서
미안해.
오늘 요리를 했어.
처음으로 내 장바구니에 위에 것이 아닌 것들로만 가득했어.
첨이지.
게다가 무슨 용기인지 처음으로 잡채를 만들고 시금치 반찬을 만들었어.
콩나물은 예전에 만든 적이 있으니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찬을 만들었어.
맛은 이야기하지 않을게, 엄마.
왜 재료의 양은 보지 않고 양념의 양은 지켰을까?
엄청 짜........
난 엄청 싱겁게 먹잖아.
하하하.
아주아주 짜 ㅋ
어쩌지?
그런데 잡채는 짠 거 외에는 의외로 맛있더라.
오오오~
역시 엄마의 유전자가 나에게도 흐르는 건가?
맛있더라고.
짜서 그렇지 ㅋㅋ
못하는데 아주 담대하게 양념을 부어버리는 자신감! 왜 이러는 걸까?ㅋ
아무튼 많이는 못 먹겠더라.
다음에는 엄마가 알려준 대로 맛을 보면서 요리를 할게 ㅎㅎㅎ
그런데 요리를 위해 재료를 준비하면서
찬물에 계속 손을 담그고 있었는데
너무 괴롭더라.
그리고 엄마는 항상 이랬잖아.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
미안해.
너무 당연하게
너무 무심하게
그렇게 받아만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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