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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스물다섯 번째 편지 - 요리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 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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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항상 요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반찬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요리를 했어.

마트에서 항상 사는 게 

우유, 식빵.

그리고 요구르트, 계란, 양배추.

가끔 밀키트, 라면, 탄산음료.

나에게 주는 선물 과자.

절대 나의 장바구니에는 요리를 하는 사람의 장바구니가 아니었어.

 

간식거리로만 가득했던 내 카트에 오늘은 요리 재료들로 가득했어. (출처: 픽사베이)

 

왜냐하면 엄마는 나에게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주시니까.

그 엄청난 수고로움을 너무나 당연하게.

그 엄청난 감사함을 너무나 별 거 아니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자식이라고 그렇게까지 당연하게 해 줄 수가 있어?

어떻게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보내 줄 수가 있어?

 

너무 고마워서 너무 고마워서 

미안해.

 

오늘 요리를 했어.

처음으로 내 장바구니에 위에 것이 아닌 것들로만 가득했어.

 

첨이지.

게다가 무슨 용기인지 처음으로 잡채를 만들고 시금치 반찬을 만들었어.

콩나물은 예전에 만든 적이 있으니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찬을 만들었어.

 

간장을 너무 넣었고 당면보다 다른 게 더 많이 들어간 잡채였어. (출처: 픽사베이)

 

맛은 이야기하지 않을게, 엄마.

왜 재료의 양은 보지 않고 양념의 양은 지켰을까?

엄청 짜........

 

난 엄청 싱겁게 먹잖아.

하하하.

아주아주 짜 ㅋ 

어쩌지?

그런데 잡채는 짠 거 외에는 의외로 맛있더라.

 

오오오~

역시 엄마의 유전자가 나에게도 흐르는 건가?

맛있더라고.

짜서 그렇지 ㅋㅋ

못하는데 아주 담대하게 양념을 부어버리는 자신감! 왜 이러는 걸까?ㅋ

아무튼 많이는 못 먹겠더라.

 

다음에는 엄마가 알려준 대로 맛을 보면서 요리를 할게 ㅎㅎㅎ

 

그런데 요리를 위해 재료를 준비하면서 

찬물에 계속 손을 담그고 있었는데

너무 괴롭더라.

 

그리고 엄마는 항상 이랬잖아.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을 이미지화해 봤어.. (AI이미지생성)

 

미안해.

너무 당연하게

너무 무심하게

그렇게 받아만 와서..

 

새빨갛게 언 엄마의 손을 이미지화해 봤어.. (AI이미지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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