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에 벚꽃이 피었어.
학교 안 조그마한 산책로는 엄마가 좋아하는 장소잖아.
이곳에 엄마가 오면
정원과 같은 그 짧은 산책을 하잖아.
손을 잡고 우리는 걸어.
엄마는 그곳을 참 좋아하잖아.
올해도 이곳은 벚꽃이 피었어.
아직은 가지마다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소복하게 꽃을 피우고 있어.
가로등과 맞물려
어둠 속에 벚꽃이 빛나.
나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어.
엄마가 좋아하는 장소.
학교 안 조그마한 정원
그 산책로를 걸었어.
며칠이 지나면
엄마가 좋아하는 풍경으로 더욱더
아름다움을 뽐내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겠지?
나는 그 아름다운 풍경에 서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전과 같을까?
이후와 같을까?
엄마.
벚꽃이 피었어.
엄마가 좋아하는 그곳에
나는 서 있어.
그렇게 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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