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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아흔다섯 번째 편지 - 방앗간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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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뒷 베란다에서 거실로 가는 길에 주방이 있잖아.

엄마에게 거긴 방앗간과 같은 곳이잖아ㅎ

 

가끔 엄마는 그 길을 지날 때 

통에 담긴 깨를 한 스푼 떠서 입에 쏙 집어넣곤 했잖아.

오물오물

고소하니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나에게 권하잖아.

 

엄마에게 고소함을 주는 깨.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가끔 엄마는 그 길을 지날 때

병에 담긴 꿀을 허공에 띄우고 입으로 쭈욱 짜서 넣곤 했잖아.

오물오물

달고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나에게 권하잖아.

 

엄마에게 달콤함을 주는 꿀. (출처: 픽사베이)

 

엄마에게 있어서 

깨와 꿀이 있는 주방은 방앗간이야.

고소함과 달콤함을 엄마에게 선사하는

깨와 꿀이 있는 주방.

엄마는 그곳을 지나칠 때면

귀여운 참새가 되어 

그냥 스치지 못하고 들러.

 

귀엽고 사랑스러운 참새 같은 엄마. (출처: 픽사베이)

 

난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행복해해.

엄마.

방앗간에 들른 엄마의 모습이 아른거려,

활짝 웃으며

깨를 한 스푼 먹는 엄마의 모습이.

꿀을 한 모금 먹는 엄마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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