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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백한 번째 편지 - 선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4. 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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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김없이 선거일이야.

 

내가 투표권이 생기고 나서부터

우리 가족은 함께 나들이 가듯이 투표를 하러 가잖아.

 

엄마랑 아빠랑 나랑.

그렇게 함께.

 

좋은 날 마치 산책을 가듯 나들이를 가듯

우리 가족이 함께 가는 길.

 

무슨 의미가 있겠어. (출처: 픽사베이)

 

가끔은 고향집에 가지 못하면

난 이곳에서 혼자 하기도 했지.

 

올해도 여기서 혼자 했어.

우리 가족과 함께 산책 가듯 나들이 가듯

그렇게 가는 게 아니라

의무심에 그냥 갔어.

 

작년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기분으로 그냥 갔다 왔어.

좋은 날 마치 산책을 가듯 나들이를 가듯

우리 가족이 함께 가는 길이 아니라

빨리 치러야 할,

일명 해야 할 일 목록 중에 하나를 처리하듯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의미 없이

해야 하는 일이니까 갔다 왔어.

 

아무 의미가 없어. (출처: 픽사베이)

 

벚꽃은 피고 져, 엄마.

내 마음은 져버린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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