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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한 번째 편지 - 늦은 오후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8. 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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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면

엄마는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잖아.

 

어둑어둑한 밤길. (출처: 픽사베이)

 

아직도 일해?

시간 보고 있지?

많이 해야 해?

혼자 있어? 다른 사람도 있어?

밥은 먹었어?

 

차마 전화는 방해가 될까 봐 메시지로 보내는 엄마의 염려..

그 염려는 메시지를 통해 나에게 닿아.

 

응, 아직 많이 남았어.

좀 늦게 갈 거 같다.

다른 사람도 있어.

먹고 한다.

집에 도착하면 전화할게.

 

짤막한 통보식인 내 메시지에 엄마는 더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지.

내가 막아버린 엄마의 염려..

허공에 흩어지는 엄마의 염려..

나에게 닿지 못하는 엄마의 염려..

 

나를 향한 걱정에 어둑한 거리보다 어두워지는 엄마의 마음. (출처: 픽사베이)

 

엄마.

늦은 오후가 되면 

항상 엄마의 염려가 나에게 와서

내 마음에 닿아.

나의 온 정신을 빼앗아.

 

엄마.

엄마.

엄마.

 

오늘도 엄마의 염려를 기다려..

엄마의 마음을 기다려..

 

더욱 어둑해진 공간에 혼자 남은 나.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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