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면
엄마는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잖아.
아직도 일해?
시간 보고 있지?
많이 해야 해?
혼자 있어? 다른 사람도 있어?
밥은 먹었어?
차마 전화는 방해가 될까 봐 메시지로 보내는 엄마의 염려..
그 염려는 메시지를 통해 나에게 닿아.
응, 아직 많이 남았어.
좀 늦게 갈 거 같다.
다른 사람도 있어.
먹고 한다.
집에 도착하면 전화할게.
짤막한 통보식인 내 메시지에 엄마는 더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지.
내가 막아버린 엄마의 염려..
허공에 흩어지는 엄마의 염려..
나에게 닿지 못하는 엄마의 염려..
엄마.
늦은 오후가 되면
항상 엄마의 염려가 나에게 와서
내 마음에 닿아.
나의 온 정신을 빼앗아.
엄마.
엄마.
엄마.
오늘도 엄마의 염려를 기다려..
엄마의 마음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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