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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서른 번째 편지 - 집주인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8. 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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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예전에 살던 집 기억나지?

엄마도 어리고 나도 어린 그때 2층짜리 건물에서 2층에 살았잖아.

그리고 옥상에는 또 하나 주택 형태의 집이 있고 말이야.

 

난 유치원도 가기 전이었던 거 같아.

엄마도 어린 그 시절.

 

어느 날 옥상에서 놀았던 가? 그럴 거야.

그런데 그 옥상에 딸린 3층에 살던 자매가 있었잖아.

하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고 하나는 나보다 나이가 적었을 거야.

우리 집은 2층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어쩌다가 집 이야기를 했는데 

그 애들이 이 건물 다 자기네 거라고 이야기를 했었지.

그 애 엄마도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어.

 

어린 나이에 집에 대한 개념이 없던 나는

그저 우리 집인데 우리 집이 자기네 집이라고 이야기를 하네..

정도로만 생각했었어.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잖아.

사실 그때 엄마의 표정은 생각나지 않아.

하지만 이후 엄마는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했지.

결국 자기네도 할머니집에 얹혀살면서 집을 자랑했다고 

자신의 아이를 기죽였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엄마는 정말 그 후에 엄청난 재테크를 했잖아.

결국 엄마는 정말 어린 나이에 엄마 명의의 집을 샀지.

 

공부하고 공부하고,

아끼고 아껴서,

다시는 당신의 아이가 세 들어 산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만들었잖아.

 

엄마의 추진력과 결단력과 비범함이 

폭발적으로 실현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

 

감사하지.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야.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엄마의 노력에, 정성에, 열정에.

 

오늘도 난 집에 들어와.

그리고 집을 둘러봐.

 

감사히지.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야.

이 모든 것에.

이전에도 지금도 이후에도..

 

나를 위해서라면.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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