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린 시절부터 멋쟁이인 엄마.
항상 멋쟁이인 엄마.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 중에서
중고등학생 때 이야기를 해 줬잖아.
그때 엄마는 기성 구두가 아닌 맞춤 구두를 제작해서 신었다고 했지.
유명한 구두 매장에 가서
그곳에서 엄마의 발 사이즈에 맞추어서
신발을 제작하고 구매하고 신고.
워낙 단골이라 문만 열고 들어가도
바로 나오는 가게 주인.
디자인을 보여주고
혹은 디자인을 의뢰하고
그렇게 엄마만의 신발이 만들어지고
그걸 신고 돌아다니던 엄마.
이러한 모든 것들이,
그것이 당연하던 엄마는
자신의 것을 사는 게 당연하던 엄마는
어느새
자신의 것을 사는 게 당연하지 않게 되었고
가족의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지.
엄마만의 구두
엄마만의 구두를 두 켤레 드리고 싶어.
자유롭게 자유롭게 어디든 가라고
하지만 당연하게 당연하게 언제든 돌아오라고
그렇게 구두를 두 켤레 드리고 싶어.
엄마에게 엄마만의 구두를 선물하고 싶어.
그걸 신고 나들이 가자.
우리 손잡고 나들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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