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항상 강하고 건강한 엄마를 꿈꾸잖아.
강한 엄마.
건강한 엄마.
엄마가 꿈꾸는 이상적인 엄마상.
엄마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엄마상은,
강한 엄마.
건강한 엄마.
몸이 약한 외할머니를 보며
어린 엄마는 얼마나 불안했던 걸까..
얼마나 두려웠던 걸까..
그래서일까..?
엄마는 강한 엄마, 건강한 엄마를 꿈꾸는 걸까..
언제나 강한 척.
항상 건강한 척.
아파도 괜찮은 척.
힘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내가 조그만 걱정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내가 조그만 불안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항상 정말 항상 노력하는 엄마.
난 그런 엄마를 보며
엄마의 내면이 아닌 겉만 보며 놓친 게 아닐까..
엄마의 고통을.. 엄마의 아픔을..
내가 알았어야 할 엄마가 숨긴 내면을..
난 알아야 했는데.
난 알고 있어야 했는데.
어쩜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가 바란 듯이
나도 바란 것은 아닐까..
그래서 엄마를 더 연극하도록 내몬 건 아닐까..
그래서 엄마를 더 힘들게 만든 건 아닐까..
엄마에게 인내라는 숙제를 내민 게 아닐까..
결국 나란 존재가 엄마를 더 힘들게 한 건 아닐까..
그런 건 아닐까..
그랬던 건 아닐까..
강하지 않고 약하더라도 괜찮다고
건강하기를 바라지만 아프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그렇게 내가 엄마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존재라면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좋았을 텐데..
나의 부족함에
나의 어리석음에
나의 무딘 심성에
그저 화가 나고 화가 날 따름이야..
미안해..
미안해 엄마..
정말 미안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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