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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센과 만 1권_부녀 이야기

책 이야기

by 푸른안개숲 2020. 6. 1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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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책

 

금요일은 심적으로 가장 행복한 요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말이 시작되는 여유로운 날인 데다가 평일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오늘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었습니다. 주말의 묘미이지요~. 후후후.

 

오늘 제가 읽은 만화책은 『센과 만』이라는 일본 만화입니다. 표지에 보시다시피 성인 남성과 교복을 입은 어린 소녀가 주인공으로 둘의 관계는 '부녀(父女)'입니다.

1권을 읽어 보니, 굳이 둘만이 가족관계를 형성한 것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부재(不在)에 대해서도 무겁게 그리지 않고 있고요. 또한 주인공인 아버지 '치히로'와 딸 '시마'를 살펴보면, '치히로'는 홀로 딸을 키우는 데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학생 1학년인 딸 역시 아버지와 생활하는 것에 대해 사춘기적 반항을 보이고 있지도 않고요. 여느 가정과 동일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치히로'나 '시마'의 자리에 어머니가 와도 아들이 와도(아버지-딸, 아버지-아들, 어머니-딸, 어머니-아들의 설정) 이 만화의 내용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합니다.

 

저는 이 만화에서는 그 점이 좋았습니다. 일명 편부, 편모 가정이라는 어휘는 한쪽의 부재(不在)를 의미하고 그 부재(不在)는 미완성(未完成) 혹은 불충분(不充分)이라는 편견(偏見)을 낳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센과 만』의 담백한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부녀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여느 가정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녀 관계로 설정한 것은 만화가께서 읽는 이들이 읽기 전에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편견을 깨우치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만화가인 세키야 아사미 님이,

 

'이 가정에는 어머니가 안 계시지만, 그렇다고 이 가정이 특별하거나 특이한 것은 아닙니다. 여느 가정과 동일한 평범한 모습입니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듯했습니다.    

 

1권에서는 총 11개의 에피소드가 그려졌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9화가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배달 음식을 시키는 '시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가장 공감이 갔기 때문입니다. 저도 저 나이 때에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것이 참으로 두근거리고 긴장되고 부담스러운 일이었거든요. 보이지 않는 상대와 통화를 하며 이것저것 복잡한, 그러나 정확하게 주문을 해야 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배달 음식을 시키기 위해 전화를 하는 것은, 어릴 때처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호하는 일 역시 아닙니다. 크고 나서는 부모님과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는 제가 나서서 전화로 배달을 하지만, 가족 외 누군가와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는 보통 전화를 걸어서 배달을 하는 역할을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직접 전화 통화로 배달을 시키는 것보다는 휴대폰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하는 일이 더 잦은 것 같습니다. 휴대폰 배달 앱으로 주문을 하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후후후~. 주문 앱의 등장으로 사람과의 아주 간단한 소통도 거부하는 형태가 되어버렸기도 하지만 성향에 따라서는 더욱 심적인 편안함을 주기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치히로'와 '시마'의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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