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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앨리스 죽이기_자신이 탄생시킨 인물을 지우는 작가

책 이야기

by 푸른안개숲 2020. 6. 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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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책

 

전 제가 만든 것에 대해서 애착이 많은 편인 듯합니다. 애착도 많고, 애정도 많고, 의미도 부여하고 하다 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저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제 손때가 묻은 것들을 버리는 걸 꽤나 아까워하는 편이지요.

 

물건 같은 것들도 소중하게 생각하다 보니 귀하게 쓰기도 해서 멀끔한 것들이 많습니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하하). 비단 물건뿐만 아니라 제가 쓴 글, 그린 그림 등과 같은 창작한 것들에 대해서도 소중히 생각하여 잘 버리지 않습니다. 물건도 그렇지만 이처럼 창작한 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들이다 보니 더욱 애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제가 탄생시킨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충격적이었던 작품이 바로 이 『앨리스 죽이기』입니다. 『앨리스 죽이기』는 일본의 호러소설로 유명한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이유는 먼저 '제목'이었습니다. 저 제목은 저에게 있어서 보고 싶은 마음 반, 보기 싫은 마음 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 반은 고전으로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생각하게 하였기 때문이고, 보기 싫은 마음 반은 제목 명 자체 때문이었습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지라 추리 소설 특유의 음산하고 범죄적인 제목들은 이미 이골이 나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어휘들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 책 역시 제목만 따지고 보면 너무나 불편한 책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추억의 그 아이를 연상하게 하면서 그런 어휘를 결합하다니. 거부감이 들 만도 하지요.

다음으로는 '설정'이었습니다. 간략한 소개글을 보자니 꿈과 현실이 이어져서 사건 해결을 하는 내용이더라고요. 꿈속의 인물들이 현실의 인물들과 연결되어 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현실에서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꿈과 현실의 세계관을 어떻게 작가님이 풀어서 두 세계의 연결성에 당위성을 줄런지도 궁금하기도 했고요.

 

책은 재미있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하였고, 그 세계는 이 소설에서는 꿈속 세계입니다. 예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음으로써 만났던 등장인물들을 『앨리스 죽이기』에서도 만나보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꿈속 세계의 인물과 현실 세계의 인물들을 매칭 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작가님은 반전을 꾀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읽다 보면 의외의 인물과의 매칭에 놀라는 경우가 몇 번 있습니다. 이 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또한 굉장한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작가님은 보여줍니다. 악한 일을 한 악인에 대한 처벌을 단호히 행하는 작가님입니다. 다른 작품을 읽어 보지는 못하였기 때문에 작가님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파악하기는 힘듭니다만, 『앨리스 죽이기』를 통해서 살펴보면 작가님은 이 작품을 통해 본인의 권선징악(勸善懲惡)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보여주시는 듯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권선(勸善)'은 빼버린 '징악(懲惡)'만이 존재하기는 하지만요. 아하하... 

 

그리고 충격도 있습니다.

앞서 첫머리에 제가 창조한 것들에 대한 저의 애정을 말씀드렸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작가라면 제가 만든 인물에 대해 자식과 같은 애정을 가질 것입니다. 중심인물이라면 쓰는 동안에 더욱 정이 들겠지요. 딱히 '중심인물이라서'라기보다는 그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 왔으니까요. 그런데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님은 결코 예상하지 못할 상황을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님은 시리즈로 고전 인물들을 열심히 '죽이기'에 붙여서 출간합니다. 아하하... 『앨리스 죽이기』가 절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 시리즈는 더 이상 볼 거 같지는 않네요.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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