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르릉이 울리기 전까지 엄마는 얼마나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울까?
우린 참 많은 통화를 해.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하루에 몇 번씩 일상을 공유해.
떨어져 지내는 만큼
눈이 아닌 귀로
몸이 아닌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나누어.
하지만 엄마는 내 시간을 방해할까 봐 염려스러워
날 깨우는 아침 외에는 먼저 전화를 잘 안 하잖아.
그 마음을 잘 알기에
난 더 많이 더 자주 전화를 해.
그러나 일에 치이는 날에는 귀가 전화가 늦어.
일에 치이는 날에는 잠자기 전 전화가 늦어.
그러면 엄마는 내가 아직 집에 들어오지 못했나 걱정하며 뜬눈으로 지새워.
그러면 엄마는 일에 치여 아직도 못 자나 염려하며 뜬눈으로 지새워.
사라질 것 같지 않은 엄마의 걱정과 염려는
고작 나의 전화 한 통에 눈 녹듯이 사라져.
엄마.
편히..
편히 쉬어..
내 걱정하지 말고..
...
...
...이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론 날 계속 걱정해 주길 바라는 난
철이 없나 봐..
아직도 어리고 어린가 봐..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하는 걸 보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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