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릴 적 자주 이사를 간 건 아니지만,
이사를 가면서 시장의 풍경도 바뀐 거 같아.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게 하나 있어.
바로 간식을 사는 거!
엄마랑 손잡고 시장에 가면
꼭 엄마는 나에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잖아.
그럼 난 시장에서 파는 것들 중에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해.
설탕 묻힌 꽈배기,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양배추와 패티로 만든 조금은 눌린 햄버거,
노릇노릇하게 튀긴 오징어 튀김,
참기름이 슥슥 발린 김밥,
매콤 달콤한 떡볶이와 친구인 순대,
쫄깃쫄깃한 떡,
바삭바삭한 핫도그 등등..
엄마랑 손잡고 시장에 가면
풍요롭고 행복해.
엄마와 깍지 낀 손을 잡고
엄마의 한 손엔 오늘의 찬거리가 가득하고
나의 한 손엔 집에 돌아가 바로 먹을 간식이 가득하고
일 나간 아빠 몫은 따로 두고
맛있게 엄마랑 식탁에서 먹는 건 비단 간식이 아니라
행복이야.
그래, 행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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