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여든 번째 편지 - 빨래 삶는 냄새 -

엄마.

흰 면티가 누렇게 변해서 

비누를 묻혀 삶았어.

삶는 김에 

수건도 삶았어.

거기에 더해 주방 수건도

함께 삶았어.

 

빨랫감이 담긴

철대야가 뜨거워져

보글보글 끓었어.

보글보글~

 

흰 티셔츠와 수건, 주방 수건을 삶았어. (AI 이미지 생성)

 

빨래 삶는 냄새가 방 가득 퍼졌어.

 

아.. 익숙하다..

그리운 향..

 

어릴 때부터 자주 맡았던 향..

우리 집에서 익숙하게 맡던 향..

 

포근하고 따뜻한 향..

잘 말린 햇볕을 머금은 향..

 

그리운 향. (출처: 픽사베이)

 

엄마가 빨랫감을 삶는 냄새였구나..

그랬구나..

 

향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추억은 날 그 시간으로 되돌려 놓았어.

 

..엄마 곁으로.

 

이런 곳에서 엄마 아빠랑 살면서 햇빛 아래 빨래를 말리고 싶다.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