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필요해..
카드가 있어도 어느 정도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해..
엄마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잖아..
카드로 안 되는 곳이 있다며
그럴 때를 대비해서
지갑 안에는 현금도 꼭 있어야 한다며
엄마는 나에게 이야기를 했지..
그리곤 엄마는 이야기했잖아.
이미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앞가림을 하고도 남는 자식에게
마치 여전히 어린 딸인 듯, 용돈이 필요한 딸인 듯,
엄마가 돈 좀 줄까?
그럼 난 괜찮다고 고개를 도리도리해.
그런데 엄마가 고향집에 간 후
평소와 다르게
도톰한 지갑이 의아하여 열었더니
엄마가 나 모르게 넣어둔 현금이 있더라.
나의 괜찮다는 말에도
애가 쓰여
고향집으로 가기 전
나도 몰래 내 지갑 속에 넣어둔
엄마의 염려.. 그리고 애정..
엄마.
시장에 가니
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현금이 필요하더라..
엄마가 넣어둔 현금을 보며
엄마가 넣어두는 모습을 상상해.
내가 알아차릴까 봐
얼마나 조심히, 그리고 노심초사하며
돈을 넣어두었을까.
여전히,
아직도,
내 지갑 속에는
엄마가 넣어둔
염려와 애정이 있어.
내가 통장에서 뽑아 넣어둔 돈과 함께
차마 쓰지 못하는
엄마가 준 용돈이 있어.
엄마의 염려와 애정이 그곳에 있어.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여든한 번째 편지 - 발끝 잡기 - (36) | 2024.10.06 |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여든 번째 편지 - 빨래 삶는 냄새 - (27) | 2024.10.05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일흔여덟 번째 편지 - 난산 - (26) | 2024.10.03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일흔일곱 번째 편지 - 이마 라인 - (24) | 2024.10.02 |
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일흔여섯 번째 편지 - 걸음 - (39) | 2024.10.0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