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몇 년 전에 금수저와 흙수저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졌었잖아.
텔레비전에서도 부모의 경제적 수준을 가지고 금수저 그리고 흙수저로 말을 했잖아.
그때 엄마는 그 말을 듣고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지?
금수저로 태어나게 해 주지 못해 미안해.
난 눈을 동그랗게 떴지.
무슨 소리냐고. 난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 좋다고.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다고.
사실이야, 엄마.
진심이야, 엄마.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어.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희생으로 양보로 믿음으로 부족함 없이,
아니 충분해서 차고 넘칠 만큼 복에 겨웠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그리고 엄마는 살림을 살아서 힘들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경제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
이 역시 마찬가지로 차고 넘칠 만큼 누린다고 여겼어.
도리어 생각해.
내가 능력 있는 자식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아빠는 책임이 아닌 즐기기 위해서 일을 하고
엄마는 경제적 윤택함에 걱정 없이 살림을 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엄마 아빠는 너무나 나에게 과분한데
난 참 그에 못 미쳐서 그게 너무 미안해.
내가 참 능력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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