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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아흔아홉 번째 편지 - 조끼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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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며칠 전 엄마의 패딩 조끼를 입고 나갔어.

그날 만난 지인들은 조끼가 예쁘다고 했어.

 

요즘 날씨에 딱. (AI 이미지 생성)

 

항상 그래.

내가 골라서 산 옷보다는 엄마가 골라서 산 옷에 

사람들이 더 많이 예쁘다고 멋있다고 말하는 거 ㅎㅎ

게다가 엄마가 사준 옷뿐만 아니라 엄마 옷 자체도 예쁘다는 멋있다는 말을 많이 듣지 ㅎㅎ

내가 산 건 왜 예쁘다고 멋있다고 안 해 줘어?? ㅋㅋㅋ

 

그러다 문득 오늘 장착된 옷을 봤어.

조끼는 엄마 옷인데,

그 안에 입은 목티나 바지 그리고 신발도

하물며 가방까지 엄마가 사 준 거더라 ㅎㅎ

 

엄마 옷을 입으면 엄마가 안아주는 기분. (AI 이미지 생성)

 

어릴 때, 

엄마가 옷을 사주는 건 당연하지.

그러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엄마는 내 옷을 사주었어.

물론 내가 살 줄 모르는 건 아니야.

그렇게 엄마는 날 자립심 없게 키우지는 않았잖아.

 

다만,

내가 컸다고, 커버렸다고 

이제는 내가 살 테니 엄마가 안 사줘도 된다고 하는 게

엄마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았어, 서운하게 섭섭하게.

엄마가 날 위해 고심하며 고른 정성이란 걸 알기에.

엄마 본인 걸 사는 것보다 나만 생각하고 내 걸 더 많이 사는 걸 알기에.

 

내 이런 마음을 알아서였을까?

내가 대학 시절 어느 날 엄마는 문득 나에게 이야기했잖아.

흘러가는 말투로 무심히 던지는 말투로.

 

OO아, OO이가 사고 싶은 옷 사도 돼.

엄마는 이제 요즘 스타일을 잘 모르는데 계속 엄마가 사줘서 불편했지?

일부러 엄마가 사 준 옷 안 입어도 돼.

이야기해도 돼.

 

그래서 내가 절대 아니라고 했잖아. 

그리고 내가 보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기도 한다고.

또 엄마가 사준 옷이 지인들에게 더 호응이 좋다고.

 

내 옷장의 옷은 그냥 옷이 아니라 엄마가 날 위해 최상으로 고르고 고른 마음이 있는 곳. (AI 이미지 생성)

 

진짜야, 엄마.

그때도 지금도

내가 산 것보다 엄마가 사준 게 

확실히 더 디자인이 좋아 예뻐 멋있어 ㅎㅎ

엄마가 진짜 훨씬 스타일리시하니까 ㅎㅎㅎ

엄마의 그런 센스는 나에게 유전되지 않은 거 같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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