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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이백아흔여덟 번째 편지 - 우산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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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제와 어제 비가 왔어.

 

가을비는 쌀쌀한 하루를 더 쌀쌀하게 만들어서

괜히 서글퍼지는 거 같아.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이제 갓 물들기 시작한 단풍도

하릴없이 빗물과 함께 바닥에 떨어져서 

저희들끼리도 추운지 뭉쳐서 땅에 바싹 붙어 있어.

 

그렇지만, 

이런 비지만,

비단 싫은 것만은 아니야.

 

이렇게 엄마도 젖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AI 이미지 생성)

 

어릴 때부터

엄마랑 나랑 비 오는 날 어디 나가면

우산은 꼭 하나잖아.

 

내가 어릴 때는 엄마의 한쪽 어깨가 젖었고

내가 큰 후에는 내 한쪽 어깨가 젖었어.

 

어릴 때 나는 엄마의 젖은 어깨를 몰랐었고,

어른인 나는 내 쪽으로 우산을 미는 엄마의 손길을 알게 되었어.

 

하지만 더 이상 엄마의 어깨가 젖지 않기를 바라고,

이제는 내가 엄마의 우산이고 싶기를 바라.

.. 그렇게 비 오는 날 우산 속에서 상념에 빠져.

 

엄마, 우리 사이좋게 우산을 하나 쓰고 나가자.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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