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참 목욕탕 좋아해서 자주 가잖아.
거기 새로 생겼다, 거기 물 좋다 하는 소문만 들으면
우리 가족 바로 가고ㅎㅎ
몇 시에 1층 로비에서 보자 하며
각각 여탕, 남탕으로 들어가지.
뜨끈한 물도
뜨끈한 사우나도
뽀득뽀득 씻는 것도
다 좋아.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엄마의 등을, 내 등을 밀어주는 것도 좋아.
그런데 목욕탕에 가면
가끔 할머니들이 혼자 오실 때가 있잖아.
그럼 엄마는 꼭 그 할머니들에게 가서는
엄마가 등 밀어줘도 되냐고 물어보고는
엄마가 등을 밀어줬어.
주변에 보이는 사람 전부.
엄마는 마른 몸에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난 내 몸 하나 씻는 것도 지치는데.
할머니들이 연신 고맙다고 이야기하면
엄마는 손사래 치며 아니라고 웃어.
할머니들이 연신 고맙다고 손을 잡으면
엄마도 손을 꼭 잡아주며 웃어.
난 그때마다 엄마가 따뜻한 마음을 가져서 그런 거라 생각했어.
맞아, 마음이 따뜻한 우리 엄마.
배려심이 많은 우리 엄마.
항상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서슴없이 도와주는 우리 엄마.
내가 존경하고 본받는 분.
그런데 오늘 문득 깨달았어.
그건 그리움도 있었구나..란 걸.
엄마의 상냥한 마음도 있고,
..그리운 마음도 있다는 걸.
난 오늘 문득 깨달았어.
그리움이 투영되어 나타난 것이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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