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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두 번째 편지 - 그런 날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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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다가 보면 

와! 와! 와! 하며

일이 잘 풀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와.. 와.. 와.. 하며

하는 일 족족 안 풀리는 날이 있잖아.

 

오늘 난 정말 

안 좋은 일 연속이었어 ㅎㅎ

 

샤워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세면대 물 빠지는 곳을 누르고 문지르고 다시 누르는데

올라오지를 않는 거야.

정말 수십 번 누르기를 반복해서 딸깍하며 올라와 물이 빠졌네 ㅎ

 

그리고 세면대 아래 물이 빠지는 관이 삐딱한 거 같아

제대로 각을 맞추니 이 또한 빠져버렸네?!

이것도 몇 분을 돌리고 당기고 밀고 치고 해서

가까스로 끼워 넣었어 ㅎㅎ

 

샤워한 게 말짱 도루묵 ㅋㅋㅋ

 

그리고 화장실에 나와서

감이나 깎아서 먹어야지 하고 한 손에 감 두 개, 칼 쥐고

다른 한 손에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가다가 접시를 놓쳤네?

그런데 바닥에 닿은 접시가 와장창!

이거 엄마가 사준 안 깨지는 접시..

그런데 아주 박살이 나서 사방에 와장창..........

근 한 시간 깨진 파편 줍고, 찍찍이로 붙이고 물걸레질하고 ㅎㅎ

 

오늘 두 시간 동안 나에게 일어난 일.

일이 터지니 계속 계속 터졌어 ㅎ

 

일이 빵빵 터져. (AI 이미지 생성)

 

하지만 엄마.

결과적으로 세면대는 깨끗해졌고,

빠진 세면대 수도관도 제자리를 찾았고,

깨진 거 치우느라 그 주변은 깨끗해졌어 ㅎㅎ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터졌지만

그 모든 걸 해결한 하루였어.

 

그러고 보면 

살면서 엄마도 얼마나 나쁜 일, 안 좋은 일이 많았겠어.

집에서도 오늘의 나처럼 얼마나 예상치 못한 일, 짜증 나는 일이 많았겠어.

 

하지만 말이야.

난 엄마가 짜증 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음.. 짜증을 참는 게 아니라 

엄마에게 있어서 그러한 일들이

짜증의 범주에도 들어갈 수 없는 하찮은 일처럼 느껴졌어.

 

청소를 열심히 했더니 지쳐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엄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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