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살다가 보면
와! 와! 와! 하며
일이 잘 풀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와.. 와.. 와.. 하며
하는 일 족족 안 풀리는 날이 있잖아.
오늘 난 정말
안 좋은 일 연속이었어 ㅎㅎ
샤워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세면대 물 빠지는 곳을 누르고 문지르고 다시 누르는데
올라오지를 않는 거야.
정말 수십 번 누르기를 반복해서 딸깍하며 올라와 물이 빠졌네 ㅎ
그리고 세면대 아래 물이 빠지는 관이 삐딱한 거 같아
제대로 각을 맞추니 이 또한 빠져버렸네?!
이것도 몇 분을 돌리고 당기고 밀고 치고 해서
가까스로 끼워 넣었어 ㅎㅎ
샤워한 게 말짱 도루묵 ㅋㅋㅋ
그리고 화장실에 나와서
감이나 깎아서 먹어야지 하고 한 손에 감 두 개, 칼 쥐고
다른 한 손에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가다가 접시를 놓쳤네?
그런데 바닥에 닿은 접시가 와장창!
이거 엄마가 사준 안 깨지는 접시..
그런데 아주 박살이 나서 사방에 와장창..........
근 한 시간 깨진 파편 줍고, 찍찍이로 붙이고 물걸레질하고 ㅎㅎ
오늘 두 시간 동안 나에게 일어난 일.
일이 터지니 계속 계속 터졌어 ㅎ
하지만 엄마.
결과적으로 세면대는 깨끗해졌고,
빠진 세면대 수도관도 제자리를 찾았고,
깨진 거 치우느라 그 주변은 깨끗해졌어 ㅎㅎ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터졌지만
그 모든 걸 해결한 하루였어.
그러고 보면
살면서 엄마도 얼마나 나쁜 일, 안 좋은 일이 많았겠어.
집에서도 오늘의 나처럼 얼마나 예상치 못한 일, 짜증 나는 일이 많았겠어.
하지만 말이야.
난 엄마가 짜증 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음.. 짜증을 참는 게 아니라
엄마에게 있어서 그러한 일들이
짜증의 범주에도 들어갈 수 없는 하찮은 일처럼 느껴졌어.
청소를 열심히 했더니 지쳐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엄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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