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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여섯 번째 편지 - 손가락질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0. 3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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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어릴 때, 말도 잘하지 못하는 아기 때, 기저귀 차고 아장아장 걸을 때,

옷가게를 지나갔다 하면 사고 싶은 걸 손가락질했다면서?

 

발걸음을 멈추고 

OO이 꺼. OO이 꺼.

라고 자기 이름도 잘 발음하지 못하는 아이가

손가락질을 하며 마네킹 앞에서 떠나지 않고 

손가락질을 했다면서 엄마는 이야기하잖아 ㅎ

 

그래서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옷이든 모자든 신발이든 사주면서

이 물욕이 커서도 계속되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고 이야기했지 ㅎ

 

요건 내거다. (출처: 픽사베이)

 

천만다행인 건

그 물욕이 유아기에서 절정을 이루고는

확 사라졌다는 거 ㅎ

 

유아기 때와는 극단적일 만큼 

옷이든 모자든 신발이든 관심이 없다는 거 ㅎ

 

아마도 

사달라는 걸 다 사줘서 

만족감이 들었던 걸까?

그때 누릴 만큼 누렸기에 

허기짐이 없었던 걸까?

 

아무튼 지금도 마찬가지구나, 엄마.

무심할 정도로 물건에 관심이 없는 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유는 정말 하나인 거 같아.

진짜 그때 해달라는 거 다해줘서

충족이 되었나 봐 ㅎ 

만족감이 가득했나 봐 ㅎ

부족함이 없었지.

그러니 그렇겠지? ㅎ

 

고마워, 엄마.

나의 욕심을 다 받아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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