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일곱 번째 편지 - 슈퍼문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1. 1. 23:17

본문

반응형

엄마.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풍경이 있어.

어릴 때 아주 어릴 때

보름달이 뜬 날이라고 

엄마가 옥상에 달 보러 가자고 한 적이 있었어.

기억나, 엄마?

 

어둑한 계단을 올라

옥상 문을 열고 마주 본 달은

아주 둥그렇고 환한 보름달이었어.

 

각인된 듯 그 형상을 아직 잊을 수 없어. (픽사베이)

 

나를 삼킬 듯이 큰 보름달이,

두 눈에 담기도 힘든 큰 보름달이,

은은한 노란빛을 뿜어내면서

위용스럽게 지상 가까이 내려왔었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고

내 몸을 던지면 폭신한 보름달에 푹 빠질 것 같았어.

 

어른거리는 보름달이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도 눈앞에서 아른거려.

 

손을 잡고 엄마랑 아빠랑 

그때의 보름달을 보고 싶다.

 

우리 가족이

어두컴컴한 세상 속에 

모든 걸 끌어안는 듯한

그 찬란한 따뜻한 빛을 뿜어내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

 

달그네. (출처: 픽사베이)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