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매일매일 요리를 하는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요리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간혹 있잖아.
오랜만에 고향집에 내려왔다가
엄마의 팔에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상처를 보면
난 참 화를 내.
어쩌다가 그런 거냐고.
뭐 하다가 그런 거냐고.
엄마는 요리하다가 그만 프라이팬에 데었다고 했어.
그럼 난 또 화를 내.
잘 보고 해야지 어쩌다가 그런 거냐고.
제대로 안 보고 했냐고.
왜일까.
다쳐서 아픈 것도 엄마고 실수해서 속상한 것도 엄마인데
엄마가 다친 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아파서
슬픔의 '울컥함'이 화라는 '울컥함'으로 바뀌어 입에서 터져 나와.
그래서 말랑말랑 폭신폭신한 위로가 아닌
속상함과 걱정스러움이 잔뜩 박힌 가시가 돼.
이런 못된 성격인데도
엄마는 그저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 안 아프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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