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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삼백쉰일곱 번째 편지 - 동지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2. 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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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동지래.

24 절기 중에 22번째 절기인 동지.

 

어릴 때는 꼭 엄마가 동지에 팥죽을 쒀주었는데.

내가 팥죽을 먹으며 속이 쓰려서 결국 지금까지도 우리집에 팥죽은 먹지 않게 되었네.

 

엄마 아빠 다 팥죽을 좋아하는데 말이야.

미안하게..

죄송하게..

 

그래도 어릴 때 먹던 팥죽이 생각이 나.

검붉은 팥죽에 새하얀 새알이 생각 나.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팥죽이 생각 나.

 

팥죽보다 새알이 더 좋았던 거 같아.

말랑말랑 쫄깃쫄깃한 새알이 좋았어.

 

그런데 말이야, 엄마.

정말 내가 어릴 때는 팥을 싫어했잖아.

먹어서 속이 쓰리기도 했거니와 맛도 없어서 좋아하지 않았잖아.

난 팥의 맛이 쓰게 느껴졌거든.

 

그런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을수록 팥이 괜찮아지더라고 ㅎㅎ

입맛은 변하나 봐.

 

지금이라면 엄마가 만들어 준 팥죽을

속 아파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럴 거 같아.

 

함께 먹고 싶다, 팥죽.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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