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동지래.
24 절기 중에 22번째 절기인 동지.
어릴 때는 꼭 엄마가 동지에 팥죽을 쒀주었는데.
내가 팥죽을 먹으며 속이 쓰려서 결국 지금까지도 우리집에 팥죽은 먹지 않게 되었네.
엄마 아빠 다 팥죽을 좋아하는데 말이야.
미안하게..
죄송하게..
그래도 어릴 때 먹던 팥죽이 생각이 나.
검붉은 팥죽에 새하얀 새알이 생각 나.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팥죽이 생각 나.
팥죽보다 새알이 더 좋았던 거 같아.
말랑말랑 쫄깃쫄깃한 새알이 좋았어.
그런데 말이야, 엄마.
정말 내가 어릴 때는 팥을 싫어했잖아.
먹어서 속이 쓰리기도 했거니와 맛도 없어서 좋아하지 않았잖아.
난 팥의 맛이 쓰게 느껴졌거든.
그런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을수록 팥이 괜찮아지더라고 ㅎㅎ
입맛은 변하나 봐.
지금이라면 엄마가 만들어 준 팥죽을
속 아파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럴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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