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몇 년 전에 경주에 십원빵이 유행했잖아.
초반엔 경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명물이었지.
엄마랑 아빠가 경주에 여행 갔다가 그 십원빵을 샀잖아.
그리고는..
..
나한테 줄 거라고 그걸 냉동실에 얼려두었어.
고향에 내가 내려오면 줄 거라고
그냥 엄마 아빠 둘이서 먹어도 되는데
내가 맘이 쓰여서 엄마 아빠는 십원빵을 얼려두었어..
날 위해 남겨놓은 게,
날 위해 아껴놓은 게,
너무너무 고마우면서도
너무너무 애틋하기도 해서
눈물이 날 뻔했어.
오늘 십원빵을 먹었어.
그때의 맛이 아니더라, 엄마.
그때의 따뜻함이 아니더라, 엄마.
그때의 몽글한 마음이 아니더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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