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허황된 생각이지만,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면, 어떠한 시절로 인생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과거의 과오나 실수를 되돌리고 싶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나 후회하는 것을 가장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자는 과학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랬고, 후자는 어차피 바꾸지 못할 과거의 일에 후회하는 것은 정신적 시간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
이게 제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살다 보니 꼭 그렇게 두부 자르듯 싹둑 잘리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돌아갈 수 없음을 아는 대도, 바꿀 수 없음을 아는 대도 과거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해결되지 않는대도, 바뀌지 않는대도 후회하고 후회를 하게 되더군요.
너무나도 너무나도 간절히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과거를 바꾸고 싶다,
지금의 현실을 바꾸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지 모릅니다.
또한 사람의 사정은 다양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와 사연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싶겠죠?
저 역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그렇게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더라고요.
너무나 허무한, 의미 없는, 씁쓸한 희망이지만요..
이런 욕망에 부합하기 위해서일까요?
『고백 부부』는 과거로 돌아가는 콘셉트의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단순 과거로 돌아가는 젊어지고 어리지는 그런 드라마가 아니라
매 화마다 매 장면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고백 부부』는 저에게 있어서
볼 때마다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전혀 저와 동감이 가는 상황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결혼을 한 것도, 이혼을 한 것도, 엄청난 부자를 놓친 과거의 경험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경험도 없는데,
왜 그렇게 공감해서는 눈물이 펑펑 날만큼 짠한지 모르겠더군요.
저에게 있어서 『고백 부부』는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재회에서 눈물 펑, 그리고 그 어머니와의 이별 장면에서 눈물 펑, 입니다.
물론 남은 여생을 사는 아버지의 장면에서도 눈물 펑, 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의 소중한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서 그 보석 같은 소중함에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존재이지요.
영원이라 생각한 것은 사실은 참 찰나의 시간인데 말이지요.
전 과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돌아가고 싶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서라든가
과거의 실패한 사랑을 성공으로 바꾸어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라든가
현재의 정보를 가지고 과거에서 제대로 역전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든가 하는 이유가 아니라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면,
지금의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젊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매일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늙어가시는 사실이 가슴이 매어 지게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너무나도 아프고 아파서 숨 쉬기가 힘들 만큼 괴롭습니다.
전 과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미래를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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