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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라이프 온 마스 1화

드라마 이야기

by 푸른안개숲 2020. 8. 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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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추리물, 형사물, 수사물과 같은 장르를 엄청 좋아합니다.

뭔가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통쾌함이 들고, 웬만한 것은 인과응보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진리가 의외로 전혀 적용되지 않는 현실, 실현되지 않는 사실 속에 이러한 수사물들은 굉장한 대리만족을 주기도 합니다.

 

꽤나 재미있게 본 수사물, 형사물, 추리물 장르의 하나인 『라이프 온 마스』.

배우 분들의 연기력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시대 배경의 정밀함, 스토리의 탄탄함 등이 굉장하여 방영 당시 정말 열심히 시청하였습니다. 진심 빠졌지요. 오죽하면 원작 드라마인 영국판 『라이프 온 마스』도 봤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상대적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전 한국판 『라이프 온 마스』가 훨씬 더 좋았습니다.

설정은 동일하나 내용에서 영국의 사건을 그대로 따 온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사건과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게 수정 및 보완한 것이 너무나 매끄럽고 섬세하여 훨씬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확실한 기승전결이랄까요, 인과관계랄까요? 사건 간의 촘촘한 연결망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 짜이고, 구성력이 있으며, 안정적인 이야기의 흐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확실히 한국 드라마, 대단합니다!   

 

『라이프 온 마스』 1화의 핵심적인 시그니처, 매니큐어_출처: https://pixabay.com/

 

『라이프 온 마스』의 첫 장면은 회상씬처럼 느껴지는 흐릿한 화면에 철길을 달리는 아이의 모습입니다.

그 아이는 어떤 폐건물에 들어가 무언가를 목격하여 놀란 듯 손에 쥐고 있던 야구공을 떨어뜨립니다. 아이의 울음소리, 그리고 기차소리와 전화벨 소리가 겹쳐지며 과학수사대 미세분석증거팀 한태주 경위(정경호 분)는 선잠에서 깹니다.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원리원칙주의자인 한태주는 내부고발로 인해 동료들과의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고, 자신이 한 일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동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 따위가 아닌 원래 자신이 있던 곳, 광수대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재심 사건들을 파헤치는 데에 주력합니다.

 

한태주의 전 약혼녀인 정서연 검사(전혜빈 분)는 그런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광수대 복귀를 도와주고자 일명 '매니큐어 사건'이라는 연쇄 살인 사건에 그를 끌어들입니다. 현재 가까스로 용의자인 김민석(최승윤 분)을 잡았으나 심증만 있는 상황. 그 어떤 물리적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재판일이 다가옵니다. 이 난항을 바꿀지도 모르는 한태주의 능력과 그의 복귀를 위해 정서연은 그에게 사건을 의뢰합니다. 그리고 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사건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드디어 공판일.

한태주는 공판에 들어가기 전,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믿을 수 없는 증거감식결과에 결국 한태주는 스스로 자신의 증거 분석으로 다 잡은 범인을 놓아주게 됩니다. 공판 전 증거 오염된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처리한 한태주에게 화가 날 대로 난 정서연과 낯이 익다는 미묘한 말을 남긴 김민석. 의아한 한태주와 무언가를 떠올리려는 김민석의 시선이 서로에게 머물러 있다가 곧 사라집니다.

 

확실한 심증, 그리고 본인의 분석 결과의 정확함. 그러나 있을 수 없는, 불가능한 증거감식결과를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발설하여 범인을 무죄로 만든 상황과 자신을 도와주려 했던 정서연에게의 미안함 등이 교차되어 재판 후 집으로 돌아온 한태주는 술이 떡이 되게 마시고 곯아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전화벨 소리와 현관 벨 소리에 깼는데, 자신의 집을 찾아온 경찰로부터 정서연이 실종되었다는 천청벽력과 같은 사실을 듣습니다.

 

아까 전까지 분명 술이 떡이 되게 마셨는데, 사안이 사안이라서 그런 걸까요? 술이 다 깼는지 직접 운전해서 현장으로 갑니다. 식탁에 빈 술병이 한가득이었는데, 분명 경찰 방문 전까지 얼굴이 시뻘갰는데, 그게 그렇게 순식간에 알코올이 휙 하고 체내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건가요?

 

엄청난 해장 능력으로 현장에 바로 간 한태주는 CCTV를 통해 김민석이 이 도로를 지났다는 경찰의 말에 초조합니다. 그리고 정서연의 차 아래 떨어진 피 묻은 사원증, 그리고 통화 녹음된 메시지에 정서연이 김민석 알리바이에 대한 의문과 자신을 향한 사과에 더욱더 죄책감에 몸부림칩니다. 

 

CCTV를 통해 정서연을 납치한 김민석의 흔적을 좇아 낯선 동네에 다다른 한태주는 상일로 42-7 주택의 십자가가 달린 집 대문을 보며 본능적으로 의심스러워 문을 열려다가 김민석을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이게 바로 경찰의 감인가요? 그 많은 대문들 사이에서 딱 하나에 필이 꽂혀서 의심을 품는 그 직관!

직관만 탑재된 것이 아니라 달리기도 잘하는 한태주는 드디어 김민석을 잡아 정서연이 어디 있냐고 소리칩니다. 그런데 분위기 못 읽는(?!) 김민석은 드디어 한태주가 기억이 났다며 이해하지 못할 말을 지껄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등장한 제3의 인물의 총이 한태주의 관자놀이를 겨눕니다. 본능적으로 피하며 몸을 회전하는 동시에 망설임 없이 당겨지는 총구에 결국 한태주는 총상을 당합니다. 그러나 직관에, 달리기도 잘하고, 총알까지 피하는 날렵함을 갖춘 한태주는 스친 건지 정통으로 맞지는 않아서 곧 눈을 뜹니다.

직관에, 달리기도 잘하고, 총알까지 피하는 날렵함에, 귀소본능까지 갖춘 한태주는 자신의 차로 비척비척 걸어갑니다. 그때 차에서 흘러나오는 팝송 음악, 주파수는 노골적인 198.8. 주파수가 신기했던 걸까요? 직관에, 달리기도 잘하고, 총알까지 피하는 날렵함에, 귀소본능도 있지만 정면에서 달려오는 차는 피하지 못하고 제대로 받아버리고는 바닥에 쓰러집니다.

 

그리고 첫 장면과 반복되는 장면이 재탕됩니다.

다만 아까 처음에는 없던 단편적인 장면과 누군가가 '한태주'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추가되어 들립니다. 첫 장면에서는 전화벨 소리에 깼다면, 이번에는 클랙슨 소리와 어떤 남자의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비척거리며 일어난 한태주는 눈 앞에 놓인 주변 풍경과 자신의 의상이 아까 전과 전혀 다름에 어리둥절합니다. 특히 가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헤어스타일과 의상에 학을 뗍니다.

너무나도 낯선 풍경에 제정신을 못 차리던 한태주에게 민방위 대피 훈련 안내음과 경찰의 저지는 그의 의식을 전혀 방해하지 못합니다. 그 순간 자신을 도발하는 듯한 김민석의 모습을 발견하고 한태주는 미친 듯이 뜁니다. 그리고 그런 한태주의 돌발행동에 뒤쫓는 경찰 두 명. 달리기 잘하는 한태주는 이번에도 김민석을 잡아 마스크를 벗기지만 김민석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협조에 불응하여 경찰서로 이송되지만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그는 난감할 뿐입니다. 그런데 순간 다짜고짜 자신에게 날아온 발차기에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아까 도로에서 만난 남자가 자신을 서부 경찰서 계장 강동철(박성웅 분)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그에 한태주도 자신을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한태주 경위라고 소개하지만 과학수사대가 뭐냐, 서울특별시경찰국이다, 꾸러기수사대냐며 비웃음만 살뿐입니다.

 

결국 새 차 끌고 나간 날 무단 횡단하는 인간 때문에 사고 나서 약이 오른 강동철과 자신의 말을 믿지 않고 발길질하는 인간 때문에 약이 오른 한태주는 투닥닥 몸싸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한태주의 옷에서 봉투가 빠지는데 막내인 조남식(노종현 분)이 발견하고는 열어보니 인사 명령서였습니다.

이렇게 경찰임을 믿지 못해 발차기를 날린 강동철, 1988년에 인사발령을 받은 한태주. 반장으로 온 한태주에게 밀려 반장 승진이 밀린 이용기 경사(오대환 분), 자신보다 훨씬 높은 계급의 사람에게 수갑을 채운 용자 조남식. 넷은 최악의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뉴스에서는 88 올림픽 개최에 대해 떠들썩하고, 한태주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머릿속이 떠들썩합니다. 꿈인지 본인이 미친 건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윤나영(고아성 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순간 떠들썩함이 멈추는 고요함. 한태주는 넋을 놓고 봅니다. 한태주는 첫눈에 반하는 타입인가 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의료기기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귓속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굉장한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던 한태주는 홀린 듯이 비척거리며 경찰서를 나갑니다. 귓속에 울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와 의료기기 소리에 굳이 위험천만한 도로로 나가 보란 듯이 괴로워하던 한태주의 손을 낚아채는 윤나영. 물에 빠진 사람 구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윤나영에게 지금 여기가 1988년도가 맞냐며 소리를 칩니다.

 

무작정 걸어간 그의 시선을 잡는 것은 인성 상회.

주인에게 전화 한 통 쓰자며 자신이 아는 번호로 전화를 걸지만 자신의 세계의 전화번호는 전혀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경찰의 직감을 가진 강동철이 그렇게 나간 한태주가 여기에 있다는 걸 단박에 알고는 찾아옵니다. 경찰은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들이군요.

퉁명스러운 듯하지만 속뜻을 보면 한태주에게 아까 교통사고가 난 것을 나름 걱정하며 집에나 가라고 합니다.

 

한태주는 분명 경찰서에서는 넋 놓고 보았으면서, 제가 야채 보는 것과 같은 아주 덤덤한 시선으로 자신의 집을 알려준 윤나영을 바라보며, 뭐라고 부르면 되냐고 묻습니다. 윤나영은 윤 양, 미스 윤, 윤 마담, 어이로 불리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서울 총각의 윤나영 순경이라는 호칭에 설렘 폭발합니다. 남자 동료에게와는 달리 여자 동료에게는 제대로 호감도 먹고 들어가는 한태주.

 

집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그의 시선에 들어온 브라운관 TV.

TV를 켜서 채널을 돌리지만 마음에 드는 채널이 없는지 짜증 만 개 잡수시고는 채널 돌리는 손잡이를 뽑아버리는 괴력을 선보입니다. 결국 끄지도 못하는 TV는 '수사반장' 방송을 하네요. 그런데 드라마 속 인물(최불암 분)이 한태주에게 말을 겁니다. 2018년보다 더 기술력 좋은 1988년 TV.  

한태주는 드라마 속 인물에게 대답을 하지만 인물은 자기 할 말만 하고 휙 지나가 버립니다. 덕질하는 팬처럼 매달리듯 화면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사라진 님을 보고는 덕질에서 탈덕한 팬처럼 멍하니 화면조정 화면을 응시합니다.

 

그런데 이때 정서연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잠을 깨자 공판 전 상황.

아까 전이 황당한 꿈 세계라고 생각한 한태주는 절대 그런 황당한 꿈을 자신이 꾸지 않았다는 듯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다가 순간 등에 불편함을 느끼고 손을 집어 넣어서 꺼냈는데, 브라운관 TV 손잡이입니다. 결국 요게 꿈이라는 허무한 결과.

 

그 허무한 결과를 깨워주는 건 강동철의 부르는 소리입니다. 계장님이 친히 무단결근한 아랫사람을 모시고(?)와 사건 현장으로 간 한태주. 시장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출동하여 확인한 시체는 한태주에게 너무나 익숙한 시그니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매니큐어. 한태주는 자신이 있던 2018년의 세계에서 본 시체 사진을 떠올리며 소름 끼친다는 듯 동일한 시그니처를 지닌 1988년도의 시체를 바라봅니다.

 

1화를 통해 알게 된 사실 하나!

한태주는 항상 본인 스스로 일어나기보다는 누군가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 전화벨 소리, 현관 벨 소리 등으로 깨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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