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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버지와 딸, 시간의 흐름에도 변함없는 건 사랑.

신문 이야기

by 푸른안개숲 2020. 10.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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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사 한 편을 읽었습니다.

뭔가 가슴 뭉클하고 훈훈한 내용이라 이렇게 글을 쓰네요.

 

사연인 즉슨,

영국의 한 아버지가 딸과의 사진 3장을 찍어서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그게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하네요.

왜냐하면 그 사진들은 모두 같은 장소, 같은 포즈인데 시간이 다 다른 부녀사진이거든요. 20년 간의 시간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딸의 초등학교 입학부터 대학교 졸업까지의 아버지와 딸은 한결같이 두 손을 꼭 잡고 사진을 찍어주는 어머니를 뒤돌아 응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딸이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이 너무 뭉클하더군요.

 

1999년 9월에 찍은 첫 번째 사진에서는 젊은 아버지가 아주 작은 딸의 손을 잡기 위해 손을 쭈욱 뻗고도 부족하여 조금은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습니다. 아마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등교하는 딸이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했을 것 같네요. 어린 딸도 아버지의 손을 잡기 위해 힘껏 손을 뻗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레임일까요? 싱긋 웃고 있습니다. 빛나는 태양 아래 더 빛나는 미소를 부녀가 짓고 있습니다. 

 

2013년 5월에 찍은 두 번째 사진에서는 14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아버지의 갈색 머리는 어느새 눈이 내린 듯 하얀 색으로 바뀌었고, 아버지의 허리춤에 오던 작은 딸은 어느새 훌쩍 커버려서 아버지와 나란히 서서 눈을 마주칠 정도가 되었습니다. 훌쩍 커버린 딸이지만 아버지의 눈에는 여전히 어린 딸의 모습으로 그려지겠지요. 아버지의 얼굴에는 인자함이, 딸의 얼굴에는 성숙함이 더해졌지만 두 부녀의 두 손을 꼭 잡은 모습과 사진을 찍어주는 어머니를 향해 뒤돌아 서 있는 모습은 같습니다.

 

2018년 여름 드디어 딸의 대학교 졸업날 찍은 세 번째 사진에서는 어느덧 성인이 되어버린 딸과 노인이 되어버린 아버지가 서 있네요. 사진을 찍어주는 어머니는 부녀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여기에 서 봐라, 거기에 서 봐라'라고 하며 위치를 잡으셨을까요? 아니면 '웃어봐라, 날 봐라'라고 하며 모델(?!)의 포즈에 신경을 쓰셨을까요? 세월은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버지와 딸은 여전히 두 손을 꼭 잡고 있습니다.

 

사진은 세 장이지만 시간은 20년.

참으로 많은 일이 부녀 사이에 있었겠지요. 아마도 좋았던 일도, 슬펐던 일도, 기뻤던 일도, 속상했던 일도 부녀 사이에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사진으로 환산(?!)한다면 어마어마한 장 수가 되겠지요? 그래도 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무나 소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https://pixabay.com

 

 

여러분은 아버지의 손을 꼬옥 잡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십니까?

자주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특별히 '언제다'라고 기억할 필요도 없이 바로 대답하실 수 있는 분도 계실 겁니다.

특별한 날에만 가끔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 특별한 날이 바로 떠오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요.

혹은 가끔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언제다'라고 말을 하기 힘들지만 그 날의 잔상이 남은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니면 전혀 하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쿡쿡 찔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저는 아버지의 손을 꽉 잡은 날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그때의 따뜻함이 떠오르네요.

아버지의 손은 어머니의 손과는 달리 내외하는 손입니다. 하하하.

어머니의 손은 수시로 쉽게 잡지만 아버지의 손은 쉽게 잡지 못하네요.

아버지가 무서운 것도 낯선 것도 덜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리송~.

그렇지만 그렇게 가끔 잡는 아버지의 손이기 때문에 그 따뜻함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주 잡든 자주 잡지 않든 부모님의 손은 바로 그려집니다. 아마 대부분의 자식들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잡다'가 사랑의 척도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많이 잡는다고 많이 사랑하고 덜 잡는다고 덜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사랑의 척도는 아니지만, 표현의 척도라고는 생각합니다. 많이 잡아드리면 잡아드리는 만큼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요. 아버지의 손이든 어머니의 손이든 아마 낯선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척도는 아니지만 표현의 척도라고 생각하시고 오늘 부모님의 손을 꼬옥 잡아주시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네요.

저도 아버지의 손,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아드려야겠습니다. 후후후~.

 

 

 

www.yna.co.kr/view/AKR20201013128700009?input=1195z

 

같은 사람 다른 시간…사진 3장으로 월드스타 된 부녀 | 연합뉴스

같은 사람 다른 시간…사진 3장으로 월드스타 된 부녀, 홍준석기자, 국제뉴스 (송고시간 2020-10-13 15:56)

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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