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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일곱 번째 편지 - 보일러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 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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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 엄마.

휴대전화로 오는 안전 안내 문자에는 내일 춥다고 난리네~

겨울이야 추운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추위마저 당연하지는 않는 거 같아.

너무 추우면 그냥 나이를 잊고 울고 싶어져버려 ㅋㅋ

그냥 체면 없이 펑펑 울어버릴까?

 

엄마, 얼음이 주렁주렁 열려 있어도 식물의 생명력은 뜨거운가 봐. (출처: 픽사베이)

 

엄마는 여름과 겨울이 되면 항상 이야기하잖아.

지금은 겨울이니 겨울용으로 이야기하자면,

그 3~4개월 잠깐인데 그냥 보일러 켜라고.

아끼다가 감기 걸리면 도리어 손해라고.

맞는 말씀이십니다~!

 

어릴 때,

겨울날 밖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있으면 손을 통해 엄마의 몸이 덜덜 떨리는 게 느껴졌어.

그래서 어린 난 엄마에게 춥냐고 물어봤잖아.

그럼 엄마는 안 춥다고 대답해.

그런데 왜 그렇게 떠냐고 또 내가 물어.

그러자 엄마는 체질이라고 말해.

 

엄만 추웠던 거야.

왜 그렇게 엄마는 추위에 떨었던 걸까?

왜 옷을 따뜻하게 입지 않은 걸까?

왜 엄마는 계속 참았던 걸까?

그리고, 

왜 난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 걸까?

왜 난 그런 엄마를 알아차리지 못한 걸까?

 

얼어버렸지만 형태까지 얼어버린 것은 아니야. (출처: 픽사베이)

 

 

제발 그때 엄마의 마음까지 춥지 않았기를 바라.

엄마의 마음만큼은 따뜻했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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