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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부치는 여섯 번째 편지 - 돌탑 -

엄마에게 부치는 편지

by 푸른안개숲 2024. 1. 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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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람들은 자신의 염원을 담아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자신의 소원을 돌에 빌고 소원을 담은 돌을 조심스레 올려.

그리고 또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빌어.

 

등산을 하다가 보면 주변에 심심치 않게 돌탑을 발견할 수 있다. (출처: 픽사베이)

 

예전에는 산에 올라가는 길에, 아니면 자연 풍경이 있는 곳에 흔히 보는 돌탑을 그냥 생각없이 흔히 봤어.

아, 누군가 소원을 빌었구나.

누군가의 소원이 담겨 있구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이렇게 올린 사람의 정성이 닿아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그런데 말이야, 엄마.

언제부터인가 그 돌탑이 무섭게 느껴지더라.

누군가의 염원의 무게가 돌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어.

그리고 그 염원에 돌들이 쌓이고 쌓여

탑이 높이 올라갈수록 그 소원의 형태가 염원이 마음이 더 무겁고 무섭게 느껴졌어.

 

순수하게 본 소원이 집착으로 보였어.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형상을 가지기 시작해 버린 기분이 들었어.

그러자 더이상 돌탑이 돌탑이 아니게 느껴져 버렸어.

 

엄마.

소원을 빈다는 건 참 잔인해.

이루어지지 않아.

그런데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원을 빈 자가 간절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 버려.

절실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 버려.

하지만 아니잖아.

아무리 간절해도 이루어지지 않잖아.

아무리 빌고 빌어도 이루어지지 않잖아.

 

엄마.

난 이제 어떤 소원을 빌까..

어떤 소원을 빌 수 있게 될까..

아니, 애초에 난 누구에게 빌었던 걸까..

 

그러나

소원은 있어..

이번만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빌겠지..

누구에게..?

 

제발..  

 

소원이라는 행위를 알고부터 나의 소원은 유일했다. 그리고 그 소원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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