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항상 손을 잡으면 손깍지를 끼잖아.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잡아줘서 엄마와 손을 잡으면 항상 손깍지가 당연해.
엄마와 나의 손가락이 서로 맞물려 절대 빠지지 않게 꼭 쥐어.
어릴 때는 가끔 엄마가 잡은 손이 세게 느껴져 슬쩍 빼기도 했잖아, 내가 ㅎㅎ
지금은 절대로 놓고 싶지 않아.
엄마의 따뜻한 손이 좋아.
포근한 손이 좋아.
깍지 낀 손과 손바닥 사이의 그 공간에 공기는 마치 몽글몽글한 느낌이 들어.
그래서 그 공간은 나에게 또 다른 우주야.
엄마와 나만이 있는 우주.
어렸을 때 기억하는 엄마의 손은 아주아주 고왔어.
하얗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하나하나가 마치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고와 보였어.
여려 보였어.
동그랗고 반질반질한 손톱마저도 앙증맞게 사랑스러웠어.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키운다고, 살림을 산다고,
그 고운 손이, 세월에 따라 점점 거칠어지는 그 손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와.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불에 데인 것처럼.
엄마는 엄마의 훈장이라고 말했지만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떠나보낸 것에 한 점의 아쉬움도 없이 말했지만
나에게는 미안함의 흔적이야.
나에게는 죄책감의 아픔이야.
엄마,
내 손을 잡아 줘.
항상 잡았던 것처럼 나에게 손깍지를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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